2014년 가을에 성희와 인아와 왔을 때 인아가 유난히 좋아하던 분수
에코랜드
돌문어볶음이 최고인 은미네 식당과 귤밭
섭지코지
족지탕과 지질트레일
삼다수숲길을 나와 삼다수물을 생산하는 공장앞에서 삼다수 샘물을 마시고는 에코랜드로 향했다.
특별히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적당한 피로가 몰려오고, 편안한 시간을 가지며 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때라 여겨져 에코랜드에서
전기기관차를 타고 한바퀴 돌기로 했다.
첫번째역에서 내려 연못위를 걸으니 피곤한 줄도 모른다.
지난봄에 5자매가 떠들썩하게 걷던 곳, 지난 가을에 성희가 지금의 내 배낭과 같은 배낭을 메고 인아를 안은채 걸었던 길,
성희와 인아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오르고, 성희가 쉬었던 의자와 인아의 기저귀를 갈았던 곳까지, 성희와 함께 먹었던 핫도그까지 그리움이 된다.
전에 없던 스낵코너가 포장마차로 만들어져 있어서 셋이서 와플 하나씩을 먹으며 잠시 쉰다.
역마다 내려서 곶자왈도 걸어보고 장미가 지고난 공원에 국화가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공원에서 가을꽃을 바라보며 잎만 무성한 라벤더의 향기를 맡고 있는 친구들을 뒤로한채 인아가 좋아하던 분수대를 찾았다.
어느새 커다랗게 만들어진 분수대가 새롭게 자리를 매웠고, 남자아이가 고추를 내밀고 쉬~~를 하던 분수대는 없어지고, 천사가 물을 뿜어내는 작은 분수대가 인아를 기억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음이 감사하다.
에코랜드를 나오니 오후 2시가 넘어서고, 갈칫국 역시 흔적만 남긴채 빈속만 남아서 또다른 먹거리를 기대한다.
돌문어볶음을 먹자며 성산방향을 향해 40분을 달려 은미네식당으로 갔다.
일반문어와는 다른 돌문어를 자잘하게 볶아 매콤한 양념장에 볶은 것인데 맛이 일품이다.
곁가지로 나온 돌미역무침과 땅콩과 검은콩으로 조려진 콩조림도 맛이 있고, 여린 무청을 된장에 버무린 나물도 맛이 있다.
요즘 제주도에는 귤이 익어가기 시작해 온통 황금빛이다.
아직은 노지 귤이 익지 않은 상태임에도 착색을 해서 귤을 판매한다며 매스컴에서 떠들어댄다.
은미네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귤밭에 가니 노릇해진 귤이 달콤하고 새콤하다. 몰래 따먹는 귤이라서 더 맛있는건가?
은미네식당에서 각자 귤을 주문해서 택배로 보내는데 나는 성희에게만 한박스 보냈다.
늦은 점심에 귤까지 먹고나니 슬슬 나른해지고 피곤해지고 이제는 드러누워서 쉬고픈 마음이다.
경숙이와 숙희를 위해 섭지코지에 들러 구경을 하고 족지탕과 지질트레일이라는 곳에 내렸다.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지 못해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그때뿐인지라, 영기씨가 확실한 갈대를 보여주겠다며 데려온 곳이다. 군락을 이룬 갈대를 보며 이제서야 억새와 갈대의 차이를 알게 되었지만 바람만 불어도 지워지는 머릿속에서 언제까지 기억할는지 의문이다.
어느새 어두워진 날이라 더 이상의 관광은 무리이다.
숙소인 유니온훼밀리타운으로 들어오니 7시30분이 되었다.
늦은 점심은 아직도 더부룩한 뱃속이고, 하루를 돌아다닌 몸은 하품과 함께 따뜻한 물에서 풀어지고 싶은 마음이다.
자매국수를 먹자며 벼르던 저녁은 건너뛰기로 하고, 여전히 수다는 침묵으로 대신하고 이른 잠속으로 다이빙하듯이 몸을 던진다.
자매국수와 아끈다랑쉬오름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음을 위해 남겨둔걸로 해야겠다.
밤새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경숙이와 몸이 성치않아 꽁꽁 앓던 숙희, 친구들이야 잠을 자든 말든 내가할 잠꼬대는 기어히 다하고야 마는 나,
이틀밤을 꿀잠으로 이끌었던 제주도의 밤은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사랑하는 내 친구들,
하루종일 하나님앞에서 투덜거리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아가는 숙희,
힘들고 고단한 생활이지만 늘 예배자의 자리에서 반듯하게 세워지기를 소원하는 경숙,
이런 좋은 친구들이 내곁에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감사인지를...
영과 육이 강건하기를, 늘 지금처럼 겸손하며 성실하기를, 잊지 않고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한 시간들이 내게는 커다란 선물이었음을 기억해주길 바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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