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풀꽃도 꽃이다

여디디아 2016. 8. 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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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조 정 래 / 해냄

 

 

휴가를 앞둔 주일오후에 서방이랑 충주낚싯터에 갔다가 그만 두 손과 두 발을 다 들고 말았다.

더워도 너~무나 더웠기 때문에 서방더러 혼자 낚시를 가든지 마음데로 하고 나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아래서 독서나 하겠다고 선언했다.

8월 1일부터 휴가에 돌입을 했는데, 웬걸, 휴가철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때보다 오히려 손님이 더 많으니...

책은 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게 쫓겼다는 사실은 감사해야 할 일이다.

 

여름휴가를 대비해 예약구매한 조정래님의 '풀꽃도 꽃이다'.

바쁜 시간을 피해 살금살금 읽다가 어제오후부터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서 읽다가 오늘은 오전부터 작정을 하고 읽었다.

주말이기도 하고 아직은 휴가철이기도 하여 오늘은 조용한 탓에 혼자 마음껏 에어컨을 켜놓은채 소파에 몸을 누이고 정말 휴가를 맞이한 기분으로 책을 읽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풀꽃도 꽃이다.

그동안 역사이야기(태백산맥, 아리랑, 한강)나 남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인간연습, 정글만리) 등 을 읽으며 많은 공감을 하고 

어쩌면 이렇게 우리들의 곤고한 모습을을 살뜰하게 파헤치는지, 감탄을 하면서 읽었었다.

그러므로 늘 다른 책을 기대하고 있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풀꽃도 꽃이다'는 예상을 뒤엎고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이다.

중고생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중심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교육을 시키는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도 하고, 교사의 입장을 그대로 그려내기도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아들 둘을 키운 나와는 약간의 거리가 느껴지기도 하다.

책의 내용은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강남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상류사회의 사람들, 상위 20%안의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나처럼 서민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지만 어디선가는 그런 해괴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소설들이 쓰여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류대학~ 일류직장~성공한 인생

그렇게 성공한 인생이 되어서 호위호식하며 잘 먹고 잘 살며, 세상 모든 사람들을 눈 아래로 내려다 보며, 

누구에게나 갑이 되어 을을 향하여 세도를 부리며 살아가기 위하여 자식들을 공부로 몰아넣으며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자기의 욕심을 채워가는 그릇된 욕망들이 결국 사랑하는 자녀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남편들은 왜 그렇게도 잘 나가는지,

모두가 대기업의 임원들이고 돈 잘버는 사장들이고, 집에는 가정부들이 살림을 하고 여자들은 전화통을 붙들고 정보를 교환한다는 이유로 친구의 불행을 기뻐하며 다른 아이의 실수에 환호한다.

내 딸과 내 아들만은절대 그렇지 않다는 어이없는 확신으로 자녀들로 하여금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가고 결국 자녀들로 하여금 엄마라는 존재는 잔인하고 강팍하고 모질고 독한, 인간 이하의 동물같은 존재로 비하되어 버림으로 스스로의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교육을 빌미로 원어민교사들의 난립과 파란 눈과 노란 머리카락과 백색의 피부를 가진 미국남자들에게 보이는 한국사람들의 무조건적인 환대는 결국 미국 남자들의 놀잇감이 되고 그들의 배를 채워주는 먹잇감이 되고있는 현실또한 부정할 수가 없는 부끄러운 현실임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가난한 학생들의 현실이 또한 가슴아프게 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내신을 위해서  금수저로 태어난 학생이 전학을 오면 흙수저로 전교 1등을 하던 학생은 주저앉게 되는 현실, 엄마의 극성에 자살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고달픈 학생의 모습들이 아픈 우리의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아프다.

 

대안학교에 대한 대책을 보며 훌륭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또한 보통의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한달에 50만원의 수업료는 보통의 사람들이 감당하기엔 벅찬 것이 아닌가 싶어져서 좀 서글퍼진다.

굳이 대안학교가 아니어도 대안학교처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일까.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이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만 배려하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하기사 내 자식이 이웃집 자식보다 좀 더 잘 살아야 하니까... 

부모의 마음은 모두가  같으리라.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유행인 세대,

어차피 흙수저를 들고 태어났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아들들이 참 고맙게 여겨진다. 

 

풀꽃은 우리 자녀들을 두고 한 말이다.

 

 

 

풀꽃

               나 태 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같은 우리 자녀들이 이렇게 예쁘다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 잊은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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