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행사

이민지 결혼식

여디디아 2016. 5. 31. 11:06

 

 

 

 

 

 

 

 

 

 

 

 

 

 

 

할머니만 보면 이런 상태이다. 무조건 덤빈다.

 

 

 

큰오빠,

나와는 12살 차이의 큰오빠는 2남1녀를 두었다.

아들만 둘을 얻은 후에 낳은 딸 민지는 오빠에게 세상에서 가장 이쁘고, 가장 착하고, 가장 예의바르고, 가장 효녀이고,

세상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효손이다.

몇년전 큰 히의 사고로 인하여 병원신세를 지게되었고 그로인해 민지의 고생이 컸다.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고 밤에는 병원에서 엄마의 간병생활을 하는 민지를 보면서 우리 마음역시 편하지가 않았고 안타까웠음은 말할 것도 없다.

혼기가 꽉 찬 나이임에도 직장과 가정에 얽매어 자신의 시간을 조금도 내지 못하는 민지를 볼 때마다 병원에 누워있는 큰 히가 안타까운만치 민지가 또한 안타까워 밀양 박씨보다 청안 이씨에게로 마음이 먼저 닿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런 민지가 결혼을 하기로 하고 양가의 허락을 받아서 가구를 준비하러 새봄이 오던 날에 남양주에 오던 날,

엄마 대신 나와 동생은 가득하게 상을 차려 민지를 축복했고, 민지의 짝이 될 김서방을 환영함으로 안타깝던 우리의 마음을 민지에게 눈물과 함께 보였다. 그런 고모들의 진정어린 마음을 알아차린 민지 역시 눈물을 쏟으며 고모들을  안으며 뜨거운 눈물로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청안 이씨의 핏줄이 함께 흐르고 있음을 확인했었다.

 

민지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하여 우리집 식구들이 총출동을 한건 말할것도 없다.

인아가 힘들어할 것 같아서 인아와 성희는 남기고 우리끼리 가려고 했더니 고맙게도 성희가 함께 가겠다고 한다.

세현이와 주현이가 세현이 차로 출발을 하고 나와 서방과 성희와 인아가 함께 출발을 하는데, 차를 타는 순간,

"할머니야, 여기 앉아"라며 자기옆 자리에 손가락을 콕콕 누르며 지정을 하니 누구도 거부할 수가 없다.

결국 오고가는 모든 길에 인아가 지정하는 좌석에서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다는 행복한 자랑질을 잠시한다. ㅋㅋ

 

큰오빠라는 자리는 집안의 기둥이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세뇌된 교육은 아버지 대신 큰오빠기 이 집의 가장이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큰오빠의 말은 우리에겐 명령이고 오빠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인줄 알고 있다.       

큰언니네는 형부가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는 탓으로, 진태가 방과 후 학습으로 빠지게 되고 대신 지난봄에 결혼한 서아부부가 손을 잡고 언니와 함께 나란히 참석을 했다.  

작은오빠네는 김서방이 회사일이 바빠서, 대학생이 된 규락이는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참을 해서 정해와 선해 넷이서 참석을 했고 작은언니네는 장서방과 아준이까지 합세하여 다섯식구가, 우리집 여섯식구가, 진숙이네 세식구, 현숙이네 세식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착을 했다.

 

키가 작지만 바지런하기로는 누구에게 비할데가 없던 엄마는 뒷방늙은이가 된채로 현숙이를 몰라보는 대신 주현이와 세현이는 아직도 멀쩡하게 알아보셔서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늙지 않는 현숙이를 알아보지 못하시고, 늙지 않는 주현이와 세현이는 알아보시는 것이라고 우리끼리 결론을 내린다.

현숙이를 정해라고 하시니 아무래도 엄마의 눈에는 아직도 막내가 처녀같은 정해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아이아빠가 된 주현이와 장가갈 때가 된 세현이는 어릴적 외할머니댁에서 일년이면 한두달을 지냈으니 잊지 못하시는건 아닌지.

흐르는 세월이 야속한건 세월처럼 빨리 흘러버린 엄마의 청춘이 야속하기 때문이다.

 

예식장에 도착을 하니 사진은 커녕 발을 디딜 틈이 없다.

영천시민이 모두 모인 것 같다.

예식이 오빠네 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사진은 커녕 명절날 시외버스터미널을 방불케 하다니...

거기다 인아는 내 손에서 잠시도 떠나질 않고 "할머니야"를 연발하고 있으니 친척들에게 인사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몇년 전에 경락이 결혼 후 처음으로 치루는 대사 탓으로 식당에 들어갈 생각조차 하질 못하고, 밖에서는 식권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고, 정말이지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는...

결국 가족들은 식당이 어디에 붙었는지 확인도 하지 못한채 집으로 가서 조카와 질부가 준비한 음식을 먹었다.

 

오랫만의 친정행이라 하룻밤 묵엇다 올 생각도 했지만  엄마를 뵙기위해 집으로 몰려드는 친척들과 부엌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질부, 할머니 손에서 10센티도 떠나지 않는 인아를 보며 모든걸 포기한채 집으로 돌아오기로 결정을 하고 일어설 수 밖에 없었음을...

 

예식중에 세현이가 축가를 불렀다.

민지가 세현이에게 축가를 부탁을 했고 세현이가 준비를 했는데 내가 듣기엔 평소보다 오히려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한 듯 해서 내 마음이 안타까웠는데 동생 말에 의하면 아주 훌륭하게 불렀다고 하니... ㅋㅋ

축가를 마치자 사촌 누나와 동생들과 이모들이 큰 소리로 환호를 해주어서 예식장이 들썩거렸다.

역시 우리 세현이... 이번 결혼식을 통해서 보니 우리 아들들이 제일 착하고 듬직하고 잘 생겼더라는 사실이다. ㅋㅋ

(믿거나 말거나... 내 눈엔 그렇더라는) 

 

단아하고 이쁜 민지는 예식중에도 신랑의 옷깃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고, 비뚤어진 옷깃을 여며줌으로 평소의 세미한 성격을 나타내주고, 이제는 친정 부모님과 식구를 떠나 남편을 섬기며 함께 가정을 꾸려나갈 모습을 우리에게 당당하게 보임으로 자신의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이제부터는 남을 위한 삶 보다는 자신이 행복을 위한 삶을 살아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사랑하는 민지야^^*

김서방과 함께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를 고모가 진심으로 빌고 또 빈다.

 

사랑하고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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