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7일~ 2016년 2월 29일 새벽 1시 35분
28독을 마무리 지었다.
갱년기 증세가 완화됨에 따라 근래들어 잠을 아주 달게 잤는데 어젯밤 다시 잠을 놓치고 말았다.
소파에 드러누워 텔레비젼을 켰다가 끄고 다시 켰다가 끄기를 반복하여도 도대체 잠이 올 생각을 않는다.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찾아나서는 수고도 지칠 무렵, 베드로전서를 읽을 차례인 것을 기억하고 성경을 마주했다.
지난 해까지 1년의 시작은 성경과 함께했다.
1독을 하기전에 텔레비젼을 켜지도 않았고 다른 책을 읽지도 않았는데 올해는 계획을 변경했다.
지난 봄부터 아침마다 일어나서 성경을 먼저 묵상한 이후로 1년에 몇 독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하루의 시작을 말씀을 묵상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지난 년말에 27독을 한 후로 이상하리만치 이번엔 새벽마다 일어나 말씀을 묵상할 수 있었다.
보통 5시반에서 7시까지, 적은 날에는 6시에서 7시까지 꾸준히 읽다보니 여기까지 왔음이 감사할 일이다.
습관이란 것이 이렇게 집요한 것인줄 몰랐으니...
이 습관이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날까지 이어지길 바랠 뿐이다.
요즘 읽고 있는 책 '땅의 시간 하늘의 시간'을 보니 조정민 목사님 말씀에 하루를 시작하기 전,
매스컴을 통한 세상뉴스를 듣기 전에, 신문을 통하여 세상 소식을 보기 전에 말씀을 먼저 대하라는 글을 읽었다.
반가운 손님을 맞이한 듯이, 아니 하나님으로부터 큰 칭찬을 들은 듯이 기쁜 마음이었음을 고백하자.
내가 하는 이 일이 정말 잘하는 일이구나 싶어서 스스로 대견했다는 것이다.
말씀을 읽는다고 해서 내가 말씀에 대한 깨달음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성경 어디에 무슨 말씀이 있는지 척척 아는 것은 더욱 아니다.
오히려 말씀을 읽을수록 내가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고 말씀의 뜻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은 마음에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러나 말씀을 대하는 그 시간은 하나님을 만나기를 사모하는 마음임을 앎으로 만족한다.
그러한 내 마음을 하나님 역시 아시며 '내가 너를 잘 아노라'고 다둑여 주시며 내 마음의 소원을 먼저 아시고 들어주시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까.
성경 1독을 읽었다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스펙 하나가 쌓인 것이라면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자랑이 아니라 그 시간만큼 하나님을 사모했다는 그 마음이 스펙이었으면 좋겠다.
텅 빈 마음이라도, 텅 빈 시간이라도, 겹치지 않은 그 시간에, 누군가는 아침 단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며, 누군가는 삶을 지탱하기 위하여 분주한 손놀림이 이어지는 시간에,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때로는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때로는 남편의 오리털 잠바를 뒤집어 쓰고 예배상 앞에 앉아 말씀을 대하는 내 모습이 나는 참 좋고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고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고 진정 자유한 시간이다.
짧은 2월은 여러가지 행사로 분주하게 지나갔지만 새롭게 시작될 3월은 사모하는 새봄을 데려오리라.
새봄속에 다시 나는 새벽을 맞이할 것이고, 새벽미명의 시간에 다시 하나님을 찾으며 말씀앞에 정한 나를 내려 놓으리라.
읽을 수 있는 두 눈과 사모하는 마음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 주심을 감사합니다.
짧은 간절기의 봄날씨 같이 변덕스러운 이 마음이 변함없도록 저를 붙들어 주셔서
늘 봄꽃같은 모습으로 하나님을 사모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