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여디디아 2016. 2. 3. 12:19

 

2016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경욱 외 / 문학사상

 

어김없이 한해가 지나고 다시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 일기장만큼이나, 새 학기가 되어 새 책을 받을 때의 설레임으로 기다리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나왔다.

올해의 대상 수상은 김경욱이다.

1971년 광주에서 태어나 <작가세계>에서 <아웃사이더>라는 작품으로 등단을 했다고 한다.

이후 꾸준히 문학상을 받으며 많은 작품을 쓰며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작가를 보니 반갑다.

 

대상작품은 '천국의 문'이다.

부모가 이혼을 하고, 여동생은 이민을 가버리고, 치매에 걸린 늙은 아버지는 여자의 몫이다.

젊었을 때는 부부싸움이 잦았고, 자녀들에게 매질을 하며 아버지로서의 의무보다는 권위를 앞세우던 아버지가 치매에 걸려

병원에서 하루하루를 삭히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음은 지금의 내 현실이 눈물겹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삶을 유린당하며 아버지를 보살피는 여자는 지루하고 힘들고 성가시다.

경제적으로 부대끼며, 시시때때로 발악을 하는 아버지로 하여금 모든걸 놓아버리고 싶은 여자에게 남자간호사가 말 벗이 되어주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치매로 인해 고생하는 아버지나, 그 아버지를 돌보는 자신의 삶이 피폐하여 모든걸 놓아버리고 싶은 여자에게 남자는 침 한번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으며, 죽음이란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천국의 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여자를 안심시킨다.

어느 날 밤, 병원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여자는 병원으로 향하면서도 옅은 화장까지 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편안한 모습으로 천국의 문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상문학상을 빠짐없이 읽고 있지만 특별히 해가 지날수록 시대적인 반영이 소설속에 녹아있음을 깨닫는 것은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곧 소설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싶어진다.

소설 역시 무언가의 주제가 있어야 하며, 사실이 가미되어야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글이 써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는 유난히 어린아이의 죽음과 치매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다.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한 치매라는 병과 그에 따른 주변인들의 고통을 반영하며, 세월호에 대한 아픔을 고스란히 담으며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읽는 독자들은 치매부모에 대한 두려움과 잘 자라고 있는 자식들에 대한 불안함으로 진저리치기도 하는 것이다.

 

우수상 수상작으로는 

김이설 - 빈 집

김탁환 - 앵두의 시간

윤이형 - 이웃의 선한 사람

정   찬 - 등불

황정은 - 누구도 가본 적 없는

이 선정되었다.

 

특별히 재미있게 읽은 글은 김이설의 빈 집이다.

젊은 여자의 집에 대한 꿈과 소망, 꿈을 이룬 후에는 내가 꿈에 그리던 집을 가꾸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마음에 슬픔 대신에 가볍게 웃으면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더 재미있게 읽었다.

 

'이웃의 선한 사람'과 '등불' '누구도 가본 적 없는'은 역시 자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교통사고앞에서 아이를 잃을 뻔한 부모의 이야기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애절함을 잘 나타내 주는데,

글을 읽는 내내 내 마음도 아프고 처참하고 소금에 잘 절인 배춧잎같이 절여지고  절여진다.  

 

아쉬운 것은 책이 너무 얇아진 느낌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꽤 두툼했던 책이 얄팍해져서 현실의 나를 또 아프게 한다. ㅋ

서너편을 더 실어도 좋을 것을, 달랑 몇 편만 수록되었으니 아쉽고도 아쉽다.

 

좋은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독자들을 배려해 주신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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