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
해물짬뽕
송악산둘레길
저지오름
금악(검은)오름
제주흑돼지구이와 두릅과 고사리
제주흑돼지 김치볶음
함덕해수욕장 서우봉둘레길
저지오름을 지나고 송악산으로 가기로 했는데 점심식사를 우선하느라 저지오름을 지나고 모슬포 방향으로 왔다.
송악산둘레길을 먼저 걷고 저지오름을 가기로 하고 송악산으로 출발, 송악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먼저 나온다.
구비구비 이어진 둘레길과 우뚝 솟은 송악산, 푸른초원처럼 펼쳐진 끝없이 파란 초원..
여행의 재미는 구경하는 재미와 먹는 재미라는 세현이와, 한곳이라도 더 둘러보고 대충 먹는 나와의 차이는 엄청나다.
가는 곳마다 작은 배낭에 뜨거운 물과 커피, 간단한 과일을 준비하는 나와는 반대로 브랜드가 선명한 카페에서 딸기 하나로도 몇가지의 메뉴를 만들어 놓은 메뉴를 고르는 세현이, 덕분에 먹는 것과 즐기는 비용을 담당한 나는 카드를 건네고 돈을 꺼낼 때마다 세현이 몰래 아깝다는 생각이다. ㅋㅋ. 중간쯤에 커피를 준비하는 나에게 기어히 한마디 하는 아들 왈,
"커피 아줌마!!" 그러거나 말거나..
"그래, 쉐키야!" ㅋㅋ
송악산 정상을 오르고, 내려오는 길은 반대길로 들어서서 길게 이어진 둘레길을 걷는다.
화산재로 굳어진 길 위로 마치 말똥처럼 생긴 덩어리들이 굴러다니고 돌층을 이루었지만 태풍이 불어도 끄떡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
송악산 둘레길을 걸으니 정말 행복하고 유난히 이런 길을 좋아하는 동생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같이 와봐야겠다는 생각은 결심으로 굳어지고 결심은 다시 화산재가 굳어진 듯이 다짐으로 앙다문다.
둘레길 아래로 바위들이 층층이 켜를 켜고 그 아래로 굵은 물살이 얹히고 그 위로 다시 검은 파도가 포효한다.
엄청난 파도와 검푸른 바닷물과 흰포말로 부셔지는 물의 낱알들이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질서의 한부분임을 기억한다.
길게 이어지는 송악산 둘레길을 세현이와 걸으니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여행과 사랑하는 아들과 건강한 내 두 다리와, 모든것이 어우러져 기어히 눈물이 쏟아지는 주책까지 더해진다.
송악산을 나와서 계획중의 한곳인 저지오름을 향했다.
숲길이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던터라 기대를 하고 들어선 저지오름길, 여전히 숲길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아름답고 평화롭다.
동네분들이 숲 입구에서 일상의 한 모습으로 나른하게 쉬는 모습을 보니 노후에 제주도에서 살아야지하는 마음이 희망이고 소망이된다. 정말 꼭 그러했으면 좋겠다.
저지오름 정상에 이르니 분화구가 보이질 않는다.
분화구 아래에서 나무와 풀들이 무성하게 자람으로 분화구로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르는 사람도 없다.
정상에서 제주시내의 모습을 살펴보고 내려오는 길에 분화구 둘레길을 잠시 걸었는데 길이 참으로 이쁘다.
의자에 앉아서 과일과 커피를 먹으며 오전부터 수고한 아들의 다리와 내 다리에게 쉼을 허락하는 여유를 가진다.
저지오름에서 내려오는데 박영기씨가 연락을 해온다.
근방이니 기다리라고... 하루치의 일을 다했다며 남은 시간을 우리와 함께한다는 말에 고맙고 감사하다.
한 곳이라도 더 보여주려는 그 마음을 어찌 모를 수가 있는가.
금악오름(검은오름)은 자동차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며 우리를 안내한다.
검은오름 정상에 오르니 분화구 가운데에 특이하게도 물이 고여있다. 그래서인지 정상에 날벌레들이 많다.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젊은 세현이는 관심이 가는 듯 하지만 나는 통 관심이 없다.
검은오름에서 내려와 해안도로로 향하려다 고사리를 끊으러 가기로 했다.
박영기씨가 알고 있는 곳으로 이동해 고사리를 끊는데 때가 늦은 탓으로 고사리가 많이 피었는 것이 안타깝다.
생각처럼 많지가 않아서 장소를 이동하기로 하고 세현이는 먼저가서 고기를 사고 저녁을 준비하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서 고사리를 끊었는데 잠시동안이지만 꽤 많은 양을 꺾어서 삶았다.
숙소인 유니온훼밀리타운에서 박영기씨와 함께 흑돼지고기를 굽고 고사리를 돼지기름에 튀기고 두릅까지 곁들여 구우니 환상적이다. 1년 12달 365일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지만 이런 날은 역시 꽝일 수 밖에 없다는...
제주흑돼지구이에 맥주 한잔까지 마시고나니 몸과 마음이 물 속에 풀어진 물감처럼 풀어진다.
세현이가 준비해주는 이부자리에 누운 것은 생각이 나는데 눈을 뜨니 아침이다.
역대하 14장에서 29장까지 묵상하는 제주의 아침,
여호사밧의 기도가 가시처럼 내게 와 박힌다.
"이에 백성들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서 드고아 들로 나가니라
나갈 때에 여호사밧이 서서 이르되 유다와 예루살렘 주민들아 내 말을 들을지어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견고히 서리라
그의 선지자들을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 하고" (역대하 20장 20절)
분주한 아침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여유롭게 묵상하는 아침이어서인지, 말씀이 어느 때보다 의미있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세현이를 위한 말씀인 듯 하여 아침식사 기도에서 이 말씀을 들어 기도했지만
그것도 부족하여 아줌마의 노파심으로 다시금 세현이에게 세뇌를 시킨다.
잘 간직하고 순종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아들들의 삶이 하나님앞과 사람들 사이에서 견고했으면 좋겠고 형통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은 모든 부모들의 바램이지만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는 조건을 가르치지 않고선 바라기만 한다면 욕심일 수 밖에 없음을 잘 알기에...
말씀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여전히 행복하고 든든하다.
지난 밤 남은 제주흑돼지와 집에서 가져온 김장김치를 썰어서 김치볶음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물론 제주의 갈치국이나 성게미역국이나 몸국이나 모두가 아침식사로 훌륭하지만 작은 것에서 아끼고 싶은 대한민국 보통아줌마의 약아빠진 욕심을 사랑하는 우리 세현이는 이미 눈치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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