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속초 영랑호

여디디아 2014. 12. 25. 10:44

 

 

 

 

 

 

 

 

 

 

 

 

 

 

 

 

 

 

 

 

 

 

 

 

 

 

 

 

메리 크리스마스^^*

낮은 곳으로 오신 아기예수님을 기뻐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평화가 속히 임하길 바래보는 성탄아침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성탄절, 구유에 누우신 아기예수님을 생각해 보는 성탄절이길 바래봅니다.

 

2014년 12월 19일,

지난해 평내교회 산행팀에서 속초에 있는 포유리조트에 송년회로 다녀왔었다.

양집사님께서 회원으로 계시기 때문에 별무리없이  숙소가 해결되는 바람에 즐겁고 신나게 다녀온 추억이 한해를 보내며 다시금 우리를 들쑤신다.

여기저기 연말이라 모임이 잦지만 그래도 우리만의 송년회는 늘 특별하다.

흩어진 술병이 없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보이지 않고(? 10% 거짓말이다), 술에 취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고 또하고 그것도 모자라 열번을 부르짖는 인상 찌푸려지는 모양새가 없어서  좋은 모임이다.

일찌감치 양집사님께 부탁을 드려 숙소를 예약하고 기다리다보니 정말이지 눈 한번 꿈뻑하고나니 어느새 19일이더란 이야기다.

 

오후에 일찍 시간이 되는 양집사님과 임희택집사님 부부가 출발을 하시고, 퇴근을 마친 샐러리맨 남집사님 부부와 우리는 7시30분에 평내에서 출발을 했다.

아침뉴스에서 오후 늦은 시간부터 눈이 내릴거라는 반갑지 않은 예보가 가시처럼 걸리지만 일단은 달리고보자는... 

강원도에 15센티가 내릴거라는 예보가 들어 맞기전에 가능하면 눈을 만나기전에 다문 얼마라도 더 달려야한다는 생각에 운전하는 손길은 바쁘고, 그러거나 말거나 오랫만의 여행에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뒷자리 두 여자는 속사포같은 말들을 쏟아내기에 여념이 없었으니,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 정겨운 포유리조트앞이다.

주차를 하는데 옆에서 이경자집사가 반가운 낯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속초재래시장에서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고 오징어순대를 사고 시장 한바퀴를 돌아보고 이제서야 리조트에 들어선다는 소리다.

 

50평이나 되는 복층의 리조트,

성탄절을 앞두고 트리로 장식한 리조트의 불빛과 분위기가 다른 세상에 잠시 사는 기분이다.

아름다운 트리와 멋진 리조트,  그리고 뜨끈뜨끈한 방에 들어서서 매끈한 물로 샤워를 하고나니 마치 마사지를 한 기분이다.

인아도 아닌, 세현이도 아닌, 주현이도 아닌, 성희가 생각난다.

'우리성희를 데려와야 하는데.. 이런 곳 정말 좋아하는데..(하긴 내가 성희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이리 장담을 하는지.. 오버일까?)'  

지난 가을 제주여행에서 본 성희의 모습이 떠오르고 기어히 양집사님께 구정에 방 하나 만들어달라는 염치없는 부탁을 하고야만다.

 

양집사님이 여러가지 게임을 준비해 오셨는데 임집사님의 이야기 보따리에 단 1초의 틈도 내질 못해서 이야기만 듣다가 각자의 잠자리로 들었다는 아쉬운 후문이다.

왕소춘권사님이 우리를 위해서 성탄선물이라며 곱게 포장한 영양크림 하나씩을 내놓으신다.

얼마나 감사하고 죄송한지, 와 주신 것만도 충분히 감사한데, 불러주셔서 감사하다시며 세명의 여자들에게 선물을 내놓으시니..

지난추석에 선물로 들어온 포도주를 가지고 오신 임집사님, 무알콜의 샴페인을 준비해주신 큰 임집사님(물론 한잔 마신 나는 얼굴이 벌겋고 취기에 올라서 염치없이 소파에 드러누운채 시간을 보냈다), 경자집사가 준비한 아삭아삭한 야콘은 겨울밤을 보내는데는 최고이다. 살찔 염려도 없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먹는데 무리도 없고 뱃속에 들어서도 부대낌이 없고 심지어 달콤하기까지 하다.

빈 손으로 간 내가 민망하다.

 

방이 너무 뜨거워서 거실에서 침대로, 다시 바닥으로, 그리고 다시 거실로 자리를 옮겨가며 자고난 아침은 모두가 찜질을 한 덕분에 땀을 흘렸다는 기분좋은 아침이다. 속초의 찬 바람은 겨울답지 않게 훈훈하고, 눈이 내린다는 예보는 남양주에만 해당되었는지, 아침에 출근한 동생이 쌓인 눈을 치워야한다는 소식에 조금 미안해진다.

때마다 우리를 대신해서 자리를 채워주는 동생 때문에 마음놓고 여행을 할 수 있으니 고맙다는 말로도 표현을 하지 못한다.

 

두부마을에 가서 두부정식과 황태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영랑호로 달렸다.

넓고 푸르른 영랑호는 호수인지, 바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겨울햇살이 호수위에 드러누우니 물살위로 빗살같은 햇살이 눈이 부시다.

겨울철새가 호수위를 날다가 지치면 다시 앉아서 쉬어가는 모습, 떼지어 몰려다니는 청둥오리들의 유유한 모습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돌아보게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즉시 여전히 분주할 내 일상을 기억한다. 

왕권사님을 걱정했지만 거뜬히 영랑호를 두시간에 걸쳐서 걸으시고 겨울호수를 바라보며 우리는 기쁨을 느끼고 서로의 형편을 풀어놓으며 나눈다.

우리에게 맡겨진 자녀들이 잘 되기를,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부족하여 꾸러가지 않고 나눌 수 있기를,

나이가 듦에따라 여기저기 수반되는 통증들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니 마음속으로 한발 더 들어가 자리하나를 각자의 마음속에 마련해 놓는 듯하다.

 

겨울바람을 맞으며 영랑호 한바퀴를 돌고나니 뿌듯한 마음이다.

물치항으로 달려가 광어와 우럭 그리고 숭어로 소화된 뱃속에 다시 채우는 행복,

담백하고 칼칼한 매운탕까지 먹고나니 일어설 수도 없는 미련함이다.

횟집을 고르다 정장로님과 남민경집사와 재승이를 만나는 우연까지 기쁨으로 누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운전기사가 김기사에서 이기사로 바뀌었다. 이유는 활어회에 숨겼을 수 있는 바이러스균을 죽이기 위하여 알콜이  적당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가평휴게소에서 기어히 남집사가 각자에게 호두과자 한봉지씩을 들려주고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라는 과자모양의 아이스크림을 물려준다.

 

좋은사람들과의 여행은 늘 행복하고 감사하고 또한 내 삶을 조금 더 부요하게 만든다.

이웃이지만 형제간보다 세심하게 보살피는 사랑하는 이들,

당신들로 하여금 2014년 마무리는 겨울햇살처럼 반짝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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