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혼불문학관

여디디아 2014. 8. 7. 17:26

 

 

 

 

 

 

 

 

 

 

 

 

 

 

 

 

 

 

 

 

 

 

 

 

 

 

 

 

 

 

 

 

 

 

 

 

 

 

 

 

 

 

 

 

 

벼르고 벼른 여름휴가, 지리산둘레길이 모두 비로 인해서 시행착오를 불러왔다.

그러나 그 비로 인하여 오히려 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음을 생각하면 감사하다.

하루동안 푹 쉴 수 있었던 것,  그리운 빗소리를 실컷 들을 수 있었던 일, 아무일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일,

그리고 그동안 마음에 품던 혼불문학관을 다녀올 수 있었던 일.. 

 

광한루를 돌아보고 우리가 향한 곳은 故최명희님의 혼불문학관이다.

광한루보다 혼불문학관을 선택하고 가는 길에 광한루를 들렀던 것이 정확하다.

 

17년동안 준비한 작품을 '혼불'이라는 책으로 엮고난 후, 51세의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난  고 최명희 ,

작품을 처음 대했는데, 아직은 두고두고 그의 작품을 만나리라 기대했던 나에게  별세소식은 나를 아득하게 했었다.

암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이 세상을 하직한 51세의, 지금의 나보다 젊었던 그녀의 삶이 얼마나 안타깝고 허전한 것인지.

한국문학에 있어서 아직 할 일을 해야 할 분이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다는 사실이 난 참으로 기가 막히고 슬펐다.

 

'혼불'

대실마을로 시집온 효원이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재밌고 즐겁기 보다는 어딘가 섬뜩한 기억이 더 많이 차지하는 혼불,

문학관은 소설의 주무대인 종가마을 뒷편에 아늑하고 멋지게 자리하고 있다.

소설에 씌어진 저수지가 문학관을 에워싸고 있으며 앞뒤산과 산속에 들어박힌 바윗돌 하나에도 소설의 실마리가 꽈리처럼 틀어져 있는 곳, 길목이나 골목이나 작은 것 하나도 소설에 등장한 것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기도 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휴관하는 월요일이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휴관의 아쉬움에 이리저리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떠난 분을 기리며 눈물이라도 쏟아붓고 싶은 심정을 알았는지, 휴관임에도 불구하고 문학관을 개방해 주셔서 안으로 들어가서 둘러볼 수 있었다.

비록 여기만이 아니더라도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은 작가의 작품을 알고있고, 그분의 작품을  읽었으며, 또한 여전히 그분을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것임을 생각하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 금방이라도 생기있는 얼굴로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손목을 잡아끌 것 같은 최명희선생님의 환한 웃음이 담긴 사진을 보니 마음은 더욱 애달프기만 하다.

문학관중에서도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고 꼼꼼하게 건축되어 있는 곳은 없는 듯하다.

호남지방에 유난히 문인이 많고 그들의 작품또한 질긴 것은 고향분들의 사랑이 그만치 끈끈하고 질기다는 것을 의미함일까.

아름답게 지어진 문학관이, 일찍 이 생의 생을 마감한 고 최명희선생님을 위로하는 듯 싶어서 내가 위로를 받는다.

 

문학관을 돌아보는 내내 꽃나무 한그루에도, 비를 맞으며 앉아있는 바윗돌 하나에도, 작은 폭포를 이루는 개울가 시냇물에도,

웅장하게 틀어앉은 기와지붕에도, '혼불'의 魂이 깃든 것처럼 느껴지는건 무엇 때문일까.

 

지리산둘레길을 걷지 못해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남원여행,

여행은 늘 나를 행복하게 하고, 지금도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 위치한 혼불문학관

고 최명희선생은 사매리에서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문학관이 있는 '종가마을'은 혼불의 주요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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