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3일 저녁 8시 출발 ~ 2014년 2월 17일 낮 12시 10분 마침
'하루에 1시간 이상 독서하기,
성경책 1독 후 일반책 30권 이상 읽기'
올해 계획 중의 하나이다.
2014년 시작은 처음부터 우울하고 암울했다.
지난연말에 교회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가깝게 지내던 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떠난 이들만이 아니라 남아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치유되지 못한 상태로 진한 독감을 앓고 있다.
영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면 지독한 독감이 아닐 수 없다.
남편도 나도, 또 사랑하는 성도들 몇몇도 독감에서 치유되기 위하여 스스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육신으로는 몸살을 앓는 것 같은 날들이다.
겉과 속이, 아침과 저녁이, 배 고플 때와 풍만할 때가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치매어른들과의 생활은 나를 몸살나게 한다.
잔인한 몸살에서 헤어나기 위하여 틈만나면 산을 찾아 나를 위로하고, 기도하며 이기려 하지만 이 몸살 또한 버겁기만 한 날들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나는 짓이겨지는 고통을 느끼고 있다.
주위에서 아파하는 이들을 보며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나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나를 아프게 하는 말간 얼굴들을 바라보며 나는 무참함을 느낀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음이 나를 더욱 아프고 지치고 힘들게 하고 휘둘리게 한다.
1월부터 시작한 성경읽기는 고백하건대 66권을 다 읽어도 마음에 감동이 없다.
퇴근후에는 집에서 신약부터 읽기 시작하고 사무실에서는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한 성경,
성경을 읽기 시작한 후로 집에서 내 손으로 TV를 먼저 켜본 적이 없다.
집안 일을 마치고 2~3시간씩 앉아서 성경을 읽어가지만 마음에 감동이 없음은 무슨 까닭인지,
그러면서도 저녁이면 모든 것을 마다하고 늦도록 성경을 읽고 싶은 힘은 또 무엇이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마음에 감동이 없으면서도 몸과 마음이 성경을 향하고 있음은, 이 무참한 날들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날마다 저녁이면 성경책을 마주했던 시간에, 나는 독감과 몸살을 잊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독감'과 '몸살' 사이에서 짓이겨지는 나를 본다.
얼만큼의 시간이 더 지나야, 얼만큼의 기도가 더 쌓여야 이 모든 아픔에서 승리할 수가 있을까.
이 모든 것이 지나가리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버티는 것인지,
시간이 지나기 때문에 바라만보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어쨌거나, 일년 목표중의 하나를 이루었음을,
생일날에 성경 일독을 마무리했음이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