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임고서원

여디디아 2013. 9. 2. 10:53

 

 

 

 

 

 

 

 

 

 

 

 

 

 

 

 

 

 

 

 

 

 

 

 

 

 

 

 

 

 

 

 

 

 

 

 

 

 

 

 

 

 

 

 

 

 

 

 

 

 

 

 

 

 

 

 

 

 

 

 

 

 

 

 

 

 

 

 

 

 

 

 

 

 

 

 

 

 

 

 

 

 

 

 

 

 

 

 

 

 

 

 

 

 

 

 

 

 

 

 

 

 

 

 

 

여름휴가를 앞에두고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이미 세운 계획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진 것은 뜻밖에도 주현이의 결혼소식 때문이다.

영천에 계시는 큰 올케언니가 지난 봄 자전거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8월 1일이 아버지 기일이다.

집안에 우환이 있는 경우엔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집 큰오빠의 고집은 누구도 말릴 수가 없다.

기어히 아버지 제사를 모셔야 한다고 하니...

서울에 있는 작은올케언니는 큰 일을 감담하기는 커녕 무슨 일이 있으며 겨우 얼굴이나 비치고 설거지만 하는데도 하루종일이다.  설거지 몇개를 하는데도 하루종일 서 있어서 보는 사람이 불편해서 좌불안석일 정도이다.

그런 작은 올케언니에게 맡겨두자니 마음이 영~ 불편하고, 맞춤하여 휴가철인데 친정 일을 못본체 할 수 없어서 동생과 둘이서 영천엘 가기로 했다.

나는 부치개를 맡아서 하고 동생은 나물을 책임지고 아침부터 양쪽 집안에서 지지고 볶고 하여 출발한 친정..

덕분에 작은 올케언니의 입은 헤벌쭉이고, 이런 상황에 제사를 지낸다는 사실에 불만인 큰 올케언니는 입이 쑥 나오고 조카들도 영~ 마뜩찮은 모양새이다. 어찌되었건 아버지의 33번째의 기일은 두 딸의 정성이 깃든 기일이 되었다.

 

8월 2일,

계획대로 두마로 향하기로 했다.

두마롤 가는 길에 임고를 지나치며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고향이 임고라는 사실을 주고받는데, 갑자기 임고의 확~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포은 정몽주'라는 기념비만 세워져 있었던거 같은데 완전히 서원으로 꾸며져 있는 것이 아닌가.

차를 세우고 안내판을 살펴보니 등산로까지 구비되어 있다.  물론 그냥 지나칠리 없는 우리는 한시간 가량의 등산길이라는 설명에 즉시 옷을 바꿔입고 신발을 갈아 신고는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산이라고 하지만 얕으막한 산책길 같아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고 어린이들이나 어지간한 어른들도 기분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한시간이라고 했는데 길을 걷다보니 두어시간은 걸은듯 하다.

내려오는 길은 산길이 아니고 들판을 사이로 걷는 길인데 과수원이 즐비하여 눈이 호강을 하는 길이다.

복숭아와 천도복숭아, 파랗게 영글어가는 사과와 대추 등.. 수많은 과일들이 여름햇살에 단맛을 더하고 알의 굵기가 더하는 모습이 이쁘기만 하다. 빨간 복숭아가 길가에 축 늘어진 모습을 보던 동생이 '딱 하나만'이라며 서리를 하고 말았으니..

 

임고서원에 내려오니 '포은 정몽주 선생'을 기념하여 공원이 잘 꾸며져 있다.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들이 여기저기서 정몽주선생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을 보니 흐뭇해진다.

친정집과는 1시간거리인데 왜 우리가 어렸을적에는 정몽주선생의 고향이 여기라고 설명해 주지 않으셨을까... 궁금하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난 후 지방마다 우후죽순처럼 축제가 성행하고 올레길이니 둘레길이니 무성하게 생겨났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이제는 관광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었고, 그런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보여지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임고에서도 정몽주선생을 기리며 역사적인 유적지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향에서 이런 훌륭하신 분이 배출되었다는 사실또한 자랑스럽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조국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포은 정몽주선생에 대해서 바로 알고 그런 정신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종북인지 뭔지가 나라를 뒤흔들고 국가를 어지럽히는 이 때,

조국을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으신 선조들을 기억하고 우리가 조국을 위하여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날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