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여수 금오도 비렁길 2코스(두포~직포)

여디디아 2013. 5. 21. 13:12

 

두포의 모습

 

 

 

 

 

 

 

시멘트 포장길이 길어서 피곤했다.

 

 

 

 

 

 

 

 

 

 

                                                                                                                  바다바람이 세서 돌담이 지붕까지 쌓였다.

 

 

 

 

 

 

 

 

 

 

 

 

 

 

 

 

 

 

 

 

 

 

 

 

 

 

 

 

 

                                       직포가 보이고..

 

 

 

 

 

 

 

                         직포항의 모습

 

 

 

 

 

 

 

 

 

여천항에서 신기항으로

 

                                        여수동광교회                                                          화양식당의 장어탕(이번 여행중 으뜸~~)

 

 

                                                                장어탕 1인분 9000원(두툼한 장어가 가득)

 

 

 

아침에 안도 상산트레킹을 하고나서인지, 비렁길이 억세고 험해서인지, 1코스 중간에 쉼터가 제대로 없어서인지,

1코스를 걸었음에도 피곤해진다. 그렇다고해서 더 이상 못걷겠다는건 절대로 아니다.

1코스를 마무리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방파제 끝머리에 남편이 퍼질러 앉아서 더 이상 못가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두포항을 둘러보니 가득한 사람들이 식당앞에 진을 치고 있어서 감히 어디를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겠다.

어제 준비한 고구마식빵이 점심끼니를 대충 해결할 수 밖에 없다.

홈쇼핑에서 산 보온병은 기능이 신통치 않아서 아침에 끓인 물이 미적지근한 물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나는 괜찮은데 남편이 신경이 쓰여서 더 갈 수 있느냐고 하니 2코스만 가자고 한다.

지난 가을에 배드민턴을 치다가 다친 무릎때문에 무리할 수 없는 아쉬움은 나만의 것이다.

 

두포에서 직포까지 3.5키로미터의 길,     

노란나무와 개양귀비가 길을 안내하고 누군가 매달아놓은 리본을 훑어보며 시작한 비렁길 2코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시멘트길은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라도 힘들게 하고 다리를 피곤하게 하는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다.

20분 이상을 걷다보니 이제서야 흙길이 나타나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까지 내려놓게 된다.

2코스는 산길이 많고 굴등전망대와 솟대바위가 있을 뿐 다른 특별한 것은 없다.

물론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는 바다가 이곳이 여수이며 금오도이며 비렁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길은 여전히 돌삐가 많고 오르막길도 많다.

옛날 시골의 산길 어느 곳이나 별반 다를 곳이 없다.

1시간을 걷다보니 직포항이 보이고, 두포와 직포의 모습이 다를데라고는 숨은 그림찾기하듯이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욕심으로는 3코스만 걸었으면 싶은데 다리아픈 남편을 생각하니 욕심 때문에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직포에서 택시를 불러 함구미로 오는 길,

아~~

내가 택시를 탔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달리는 KTX를 탔는지, 그것도 아니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비행기를 탔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금오도에는 택시와 25인승 버스 두대가 있는데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들어오기 힘든 상황인것 같다.

택시는 형제가, 버스는 부부가 한다고 하니..

직포에서 함구미로 가야하는데 버스가 없단다.

오전에는 함구미로 버스가 돌지만 오후에는 함구미로 가는 버스가 없으니 택시를 이용해야 한단다.

어렵게 통화를 마치고 10분쯤 기다리니 택시가 도착했다. 우리가 택시를 타자 다른 관광객이 여천항까지 함께 태워달라고 하니 택시기사분이 버스와의 약속 때문에 여천항은 갈 수가 없다고 하니.. 당최 무슨 뜻인지.

오전과 오후를 나누어 버스가 다니고 버스가 다니지 않은 곳에는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하는...그런 야릇한 관계이다.

택시를 타고오는 내내 다리를 뻗고 앉지 못하는건 쏜살같이 달리는 택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비렁길에서 택시를 탈 경우에는 목숨 하나를 예비로 보관하는게 옳을 듯하다.

예고된 사고, 언제 어떻게 사고가 날지는 모르지만 이건 비렁길을 찾는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불안함이고 사고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아프다.

여수시청에서는 속히 이 일을 해결해서 관광객들이 불안하지 않고 언제든지 버스나 택시를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여천항에서 여객선을 기다리는 모습 또한 가관이다.

1킬로 이상 늘어선 차들, 50미터 이어진 매표소 입구의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새치기하려고 반대차선으로 내려오는 뻔뻔한 사람들,

교통정리를 하는 사람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틈새를 뚫기위해 눈을 돌리는 사람들을 막아서는건 그나마 관광객들이다.

매표소에도 사람들을 위한 매표소, 차를 위한 매표소가 구분되어 있으면  이런 혼잡은 피할 수 있을 듯하다.

 

1시간 이상을 기다려 겨우 배에 승선한 우리는 여수수산시장에 들러 전복과 해삼으로 저녁을 대신했다.

전날의 불충분했던 잠과 돌짝밭 10킬로 이상을 걸었던 몸이 피곤했던지, 느린 아침을 맞이한다.

숙소앞 여수동광교회에 들러 부부주일을 맞아 '행복한 가정'이란 말씀으로 은혜를 체험하고 집으로 향했다.

멀고 긴 길, 떠날때보다는 수월했지만 6시간을 달려온 남양주,

두 아들은 외출중이고 집은 난장판이 된채로, 어쩌면 마굿간의 모습처럼...처연히 나를 기다린다.

 

오랫만의 여행,

가고싶었던 비렁길,

처음부터 끝까지 수월하지만은 않은 여행이듯이, 우리네 인생길도 이런게 아닐까.

그래도 꿋꿋하게, 낙심하지 않으며 소망중에 살아가니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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