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여수 금오도 비렁길 1코스(함구미~두포)

여디디아 2013. 5. 21. 08:06

 

 

        금오도 곳곳에 피어있는 꽃, 이름이 뭐니?                                                               함구미민박에서 시작하는 1코스 출발점

 

 

 

 

 

 

 

 

 

 

 

 

 

 

 

 

 

 

 

예전에 이곳에 미역을 널었다고해서 미역널방, 관광객들은 여기까지 와서 돌아간다.

 

 

 

 

                                                                                                                         미역널방 아래의 아찔한 절벽

 

 

 

 

 

 

 

 

 

 

 

                                        송광사절터                                                                       첫 쉼터(해삼, 멍게  2만원)

 

                                            초분

 

 

 

 

 

                                                                                                                  두포항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

 

 

                                 두포의 모습                                                                     두포와 직포의 끝지점에는 대나무 숲이다.

 

 

 

 

 

 

 

                                              두포항                                                                     점심으로 빵과 커피

 

                                                                                          두포 (1코스의 끝지점 )

 

안도에서 상산트레킹을 마치고 마침내 금오도 비렁길로 향하는 길,

심포와 대유 그리고 소유를 지나서 함구미로 가는 길에는 어여쁜 꽃들이 한창이다.

작은 섬안에 교회가 여러군데 있는걸 보니 이곳에는 복음이 많이 전파된 듯 하여  마음이 편안하다.

'바닷가 사람들은 주로 미신을 많이 믿는데 여기는 교회가 많으네'라는 남편의 말에 '아무래도 일찌기 복음이 들어왔고 전라도에 순교지가 많은걸 보면 이쪽에 복음이 활성화되었다는 이야기 아닐까?' 대답해본다.

어제 지나던 길에 '이기풍목사 순교지'라고 있는걸 봤는데 들리지 못한게 아쉽고 마음에 남는다.

 

차를 어디에다 주차를 해야 가장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이리저리 궁리를 해도 아무래도 출발지에 차를 두고 오는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함구미까지 가기로 했다.

함구미항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하여금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여수항에서 함구미로 들어오는 배는 하루에 세번 있지만 신기항에서 다시 함구미로 오는 것은 대부분 카페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로 어려울 것 같지가 않은듯 하다. 

출발하기전에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화장실로 향하니, 맙소사... 길게 이어진 줄이 거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여수시에서 속히 여객선터미널에 화장실과 쉴 공간을 보충해야 할 것 같다.

 

3년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비렁길,

1코스로 출발점에 들어서니 드디어 '내가 여수에 왔고 비렁길에 들어서는구나' 싶어진다.

트레킹을 하려는 사람보다는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관광버스에서 쏟아진 사람들로 인해 길이 비좁을 지경이다.

곳곳에 '농작물채취금지'라는 팻말이 어쩐지 허전하고 쓸쓸한 것은 누군가가 이미 농작물에 손을 대었기 때문에 이런 경고판을 설치해 놓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농사를 짓지 않은 사람은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과 수고를 알지 못하나보다. 그러기에 남의 농작물을 채취하기도 하고 훔쳐가기도 할테지. 쩝~

 

비렁길을 걷는 즐거움은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게는.

밭둑과 산길을 걷다보면 감추인듯이 나타나 놀래키는 푸른바다, 바다가운데 도도한 모습으로 떠있는 작은 섬들,

저 많은 섬들은 또 얼마나 제각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을지.

들뜬 마음으로 걷는 나와는 달리 뒤에서 '헉헉, 후후, 아아~~'라는 신음소리가 끊이질 않으니...

조금 걷다가 다시 돌아서서 쳐진 남편을 기다리고, 다시 걷고 다시 기다리고 다시 신음소리를 듣고.. 

1코스는 거의가 땡볕인데다 사람들이 많아서 쉴 곳도 마땅하지가 않다.

1시간을 올라가니 비렁길에서 가장 유명한  미역널방이 나타난다.

예전에 미역을 따서 이곳에서 널었다고 하여 미역널방이라고 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절벽이 겁 많은 내 발바닥을 오무려들게 하고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질어질하다. 남자들은 절벽아래에 흩어진 바다를 보고 멋있다를 연발하지만 여자들은 멋있다기 보다는 아찔한 광경에 머리에 손을 짚는 것이 먼저이다.

미역널방을 지나고나니 사람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부분 여기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역널방을 지나 한참을 걷다보니 송광사절터가 나온다.

특별한 것도 없이 그저 옛날에 송광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것과  어디를 가든지 절터는 경치가 수려하다는 것,

역시 송광사 절터 뒤의 바위들이 하늘을 향하여 용솟음치듯이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송광사절터를 지나고나니 비렁길쉼터가 나타나난다.

누군가의 블러그에서 해삼과 전복 한접시에 2만원이라는 말에 무조건 맛을 보리라 생각을 하고 달려갔는데

전복은 보이질 않고 해삼 한마리와 멍게 서너마리가 될까말까한 것이 2만원이고 그나마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니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아서 바닷가의 햇볕은 강도를 더하고 그늘을 찾기는 어려운데 어쩌다 만나는 그늘은 이미 주인들이 차지한 탓으로 쉴 곳이 없다. 

초분을 만나기 전에 길가에 주저앉은 사람들 옆에 간신히 두 몸뚱이를 부려놓고 보니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든다.

집에서부터 얼려온 맥주 한캔과 참외 두개,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꺼내어 아침을 라면으로 때운 뱃속으로 우겨넣는다.

시원한 맥주맛이 신음소리 내던 남편의 입에서 노래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ㅋㅋ

잠시 휴식을 하고 요기를 하고나니 비렁길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초분을 지나고 예쁜 산길을 걷다보니  멀리 두포가 보인다.    

비렁길은 산길이 많은만치 길의 대부분에 돌이 많다.

돌멩이라고 하기엔 돌이 너무 날카롭고 자갈이라고 하기엔 돌이 너무 크고 바위라고 하기엔 또한 작은 돌들..

가장 정확한 표현은 '돌삐'가 맞는 듯하다.(이건 영천에서 사용하는 말)    

돌삐가 많아서 걷지 못하겠다고 돌아가는 아줌마들이 많고 넘어져서 무릎에 피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남편은 등산화가 아니어서 돌 때문에 발이 이리저리 틀어진다고 하니 필히 등산화를 신어야겠다.

 

햇볕을 견디고 바다를 마주하며 걷다보니 반가운 두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포입구에는 대나무숲이 우거져 그동안의 피로를 대나무향으로 풀어주는 듯하다.

두포항에는 미역널방을 다녀간 사람들이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두포로 와서 식당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마땅히 들어갈 식당이 보이질 않는다.

행여나 하고 준비했던 고구마식빵과 식어가는 미적지근한 물로 커피를 끓여 점심을 해결한다.

비렁길을 걸을 때는 도시락이나 식사대용품을 꼭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작은 동네에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만한 식당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