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여수 안도 상산트레킹

여디디아 2013. 5. 20. 12:51

 

                                                                                                        신기항매표소(혼자서 손으로 매표작업, 허접하기 이를데 없다).

 

                                                                                      신기항의 이모와 저모

 

 

 바다 한가운데 무슨 교각을 세우는것인지. 작업중~                                          우리를 태우고 떠나는 카페리호(20대의 차가 실려진다)

 

 

                                                             신기항에서 여천항으로 가는 배에서 바라본 여수 바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파도가 드세다. 여기저기서 꺅~~꺅~~ 의자를 붙들고 오돌오돌하는 여자들 중에 나도 한사람 ~

 

                                                                                                                         멀리 보이는 금오도 여천여객터미널

 

 

                  여천항에서 안도로 가는 길, 깨끗하고 아름답다.                                                       안도대교

 

 

                                                              안도마을의 정자(이곳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묵다)

 

 

                                                                    안도마을의 이모와 저모들... (온통 방풍나물이다)

 

 

                                   안도마을의 앞바다                                                          여안 초등학교에 소담스럽게 핀 꽃 

 

 

                                                                                            여안 초 중학교

 

 

 

 

 

저녁식사 매운탕 1인분 10,000원(비싸다)

 

                             이야포의 새벽바다

 

 

상산 트레킹 코스의 시작                                                                 텐트를 걷은 후의 모습

 

아침식사는 라면으로.. 돌아오는 길,신탄진 휴게소에서 이 모습으로.점심해결                   상산트레킹 시작~

 

 

 

 

 

 

 

 

 

                              야리꾸리한 패션은?

 

 

                                                                                                                          구비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그림같은 바다

 

 

                                                                                                                                                   약수터

 

 

 

 

 

 

                                                                                                              끝나는 부분에서 처음으로 마주친 등산객들

 

                                                                                   안도해수욕장

 

 

 

 

 

 

 

 

                안도까지는 하루에 두세번 배가 들어온다.

 

 

 

여행..

2013년 년간계획중의 하나가 '가능하면 여행 많이 하기'이다.

그 중에서 올해 꼭 가고싶은 곳은 여수비렁길과 부산 갈맷길이다.

올초 달력을 넘기면서 사월초파일에 여수 비렁길을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두었던터이고, 구정이 지난후부터 바쁘던 사무실이 며칠 뜸하기도 했기에 과감하게 남편과 함께 2박3일의 여행을 계획했다.

여수비렁길을 계획하고 인터넷을 탐색하던 중 금오도에서 이어지는 안도 상산트레킹 코스를 찾아내는 행운을 얻었다.

 

5월 17일, 

아침에 일찍 명함을 찾으러 오겠다는 손님이 있어서 사무실에 들렀다가 출발을 하려니 9시30분,

고속도로에 진입하기도전에 이미 길은 주차장을 이루고 있지만 모처럼의 여행이니 합류하는 수 밖에 없다.

여행을 준비하면 새벽길을 나서던 우리는 이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라디오를 들으니 남양주는 고속도로며 경춘국도며 자동차 전용도로이며 꼼짝할 수 없다는 소식 뿐이다.

중부고속도로 시작한 길은 갈수록 밀리고 밀리고 또 밀린다.

차 안에서 지도를 펼쳐보느라 신경을 쓴 탓인지, 오창부근에 도착하니 속이 들끓어서 견딜 수가 없다.

결국 오창휴게소 화장실로 달려가서 속엣 것들을 게워내고나니 개운해진다.

 

북대전에서 호남선으로 갈아타니 정체가 조금씩 풀어진다.

신기항에서 여천여객터미널에 들어가는 마지막 배가 오후 6시라고 하는데 네비는 6시가 넘어야 도착한다는 숫자가 또렷하니 남편은 쉴 생각을 하지 않고 달리고 또 달린다.

아침에 준비한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하고 춘향임시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돌산 신기항으로 향한다.

신기항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어서고, 성수기에는 시간에 관계없이 배가 출항한다는 소식에 안도한다.

매표소에 들어서니 한숨이 먼저 내쉬어진다.

요즘 세상에, 특히나 비렁길로 인해서 관광객이 밀려드는 때에 여자 혼자서 손으로 매표를 하고 있다.

인원 수와 차 번호와 차 종류를 말해야하고 카드의 비밀번호까지 외워야 하니 손님도 직원도 모두가 버벅거리고 더디기만 하다. 보는 내가 더 답답하다.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하는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한다는 사실이 기가 찰 뿐이다.

 

배를 타고 여천항까지는 25분이 걸린다.

바람이 거세어서 파도가 얼마나 심한지, 커다란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3층에 앉은 여자들은 의자를 붙잡고 웃으며 오돌오돌 떨고 있다. 이렇게 큰 파도는 처음이다. 바다에 풍덩할까봐 무서운 생각과 수영을 할 줄 모르지만 수영을 한다고해도 이 깊은 바다에서는 소용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여천항에서 내려 안도로 향하는 길,

섬이지만 깨끗하고 아담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육지의 어느 작은 도시같이 여겨진다.

안도대교가 세워진지 얼마되지 않은 덕분에 안도까지 무리없이 차로 도착할 수 있었다.

안도에 도착을 하니 자동차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북적거릴 정도로 많다.

알고보니 얼마전 '아빠 어디가'의 촬영이 안도 동고지 마을에서 있었기 때문에 그 후로 관광객들이 많아졌단다.

바닷가이고 저녁때가 되어서인지 바람도 거세고 날씨도 추워진다.

마을정자에 짐을 부리고 작은 텐트를 치고 있으려니 아줌마 한분이 쪼로로 달려온다.

지난주 '아빠 어디가'를 보고 이곳에 왔는데 방을 구하지 못해 마을회관 노인정을 5만원에 빌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필요한거 있으면 말씀하시라고, 이 동네 주민들이 까칠한 것 같아서 우리끼리 보듬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다.

덕분에 라면 끓일 물을 얻고 세수까지 깨끗하게 할 수가 있었으니 감사할 뿐이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네로 들어서니 모두가 민박집이다.

서너군데 있는 식당을 골라 들어가니 아줌마 혼자서 일을 하신다.

메뉴를 선택할 권리는 없고 무조건 매운탕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생선 한마리가 찌개로 나오고 바닷가에서 먹을 수 있는 반찬과 이곳에서 나오는 방풍나물무침이 추가된다.

반찬은 맛이 있기는 하지만 주인이 어찌나 불친절한지, 주문하는 내가 조심스럽게 애교를 부리며 아줌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쩝~~

 

텐트로 돌아와 8시간 운전을 한 남편과 일찌기 잠자리에 들었다.

초죽음이 된 남편과는 달리 텐트앞 이야포바다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이야포를 감싸고 도는 바람소리에 좀체 잠을 이루지 못한 나는 밤이 길기만 하다.

텐트속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니 그 맛이 또한 얼마나 일품인지,

길가에 있는 수도에서 세수를 하고 꽃단장은 마쳤지만 화장실이 곤란하다.

동네를 뒤져봐도 공중화장실이 하나도 없으니.. 대략난감이다.

마침 어제의 아줌마가 인사를 하길래 화장실을 좀 쓰자고 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뒤꼭지가 따갑고 아프다.

'아줌마, 화장실 아무나 빌려주지 마시요잉'하면서 서슬푸르게 나를 노려보는 노인정의 대표할머니,

서운한 마음이 먼저 들어간다.

'같은 여자이면서, 딸 같을텐데, 화장실 한번 쓰는걸 가지고 저러나.' 싶어진다.

인심이 이렇게  고약해서 누가 이곳에 올까 싶은 생각에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노인정 대표할머니에게 아침부터 화장실 한번 사용한 죄로 있는데로 욕을 먹고 상산트레팅을 출발하는데 뒷통수에 대고 여전히 고함을 지른다. 에고~~

트레킹 코스 표지판도 없고 물어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고 어른들을 만나서 인사를 하는데도 마주보며 웃어주는 사람이 없는 참으로 특이하고 별스러운 동네이다.

 

상산트레킹,

마을을 지나 환하게 보이는 길을 따라가다보니 산길이 이어진다.

사람 손이 타지 않은 곳이라 신비로울만치 깨끗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구비를 돌때마다 환하게 드러나는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눈길이 가는 곳마다 신비한 바다의 모습과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들이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야포바다를 지나 산길을 돌아오니 바다 가운데 점점이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안도해수욕장에는 벌써부터 텐트가 쳐져있고 자동차들이 줄을 서 있다. 

상산트레킹코스는 처음 시작부터 한바퀴 돌아오는 시간이 2시간이면 충분하다.

 

바다와 산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는 안도,

자연의 아름다움처럼 사람들도 아름다웠으면 좋으련만..

안도를 찾는 사람들을 위하여 음수대도 설치하고 화장실도 설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