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오프 가나안 호텔
작고 아담한 산 속의 호텔이다.
연풍에서 문경으로 넘어가는 길(과거길이다)
문경세제 제3관문앞
조령약수(이 물을 마시면 백세까지 산다고.. 그래서 반만 마셨다)
동화원터에서 동암문쪽으로 산행시작~~
사람이 없어서 길이 아리송하지만 곳곳에 리본이 길을 알려줌
동암문에서 제3관문을 향하여 고고~ (등산로 폐쇄라고 하지만 리본표시가 유혹)
아담하고 편안한 능선길
철퍼덕~~
신음소리 웅장하게~~~
마패봉을 향한 오르막길
문경세재 공원안의 모습..
하산길(조령자연휴양림으로)
잠이 든 가나안호텔
세현이네 회사에서 운영하는 '웨스트 오브 가나안호텔'은 호텔이라고 하기엔 이름이 좀 거창한, 작고 아담한 호텔이지만 가격은 여늬 호텔과 맞먹는듯 하다. 아무래도 직원들을 위한 복지시설의 일부인 듯 하다.
일반인들이 묵고 가기보다는 직원들이 가족들을 위하여 한번씩 이용하는 호텔인 듯 하다.
사용후 요금은 월급에서 인출된다고 하니 얼마가 나오는지는 따지고 싶지 않다. 이제 세현이가 다 자랐고 직장생활을 하니 이 정도의 대접은 기분좋게 받아들이는 것도 그다지 미안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자격 또한 충분한것 아닌가.
저녁을 예약하지 않아서 이틀저녁은 호텔앞에 있는 고사리쉼터에서 자연산버섯찌개를 먹었는데 주인아주머니 음식솜씨가 어찌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운지, 몇가지 반찬을 만드는 법도 배웠으니 덤까지 누렸다.
아침은 호텔에서 미니 뷔페식으로 먹었는데 밥과 김치와 올갱이된장국과 빵과 우유, 그리고 여러종류의 쥬스로 꾸며졌다.
기숙사에 있는 세현이가 아침을 먹는다고 설명했던 것과 같아서 세현이의 아침식사를 확인하는 것 같다.
아침식사 후, 프로그램대로라면 충청도 양반길 2코스를 걷는 것인데 다시 자동차를 타고 괴산으로 가서 길을 찾아가야한다는 수고가 갑자기 번거롭게 여겨져 근방의 관광코스를 알아보기로 했다.
주차장을 내려다보니 곳곳에서 대형전세버스가 속속들이 도착을 하고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차에서 내린다.
여기저기 알아볼 필요도 없이 무작정 그들을 따르기로 하고 짐을 챙겨 무리속에 슬쩍 끼어든다.
조금 걷다보니 굳이 남의 팀에 합류할 필요도 없이 어디로 가야할 지가 보이고 오늘의 코스가 그려진다.
경상도에서 과거보러 오던 사람들이 걸었다는 길을 따라가니 문경세재 제3관문앞에 이르렀다.
두해전에 교회팀이랑 왔던 곳이 여기서 만나진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공원안으로 들어가 동화원터에서 동암문쪽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동암문까지는 산행이라기보다는 탐방로쯤으로 쉽고 편안한 길인데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길이 질퍽거린다.
40여분을 오르니 동암문에 이르고 길바닥에 어느 등산팀의 리본이 말갛게 길을 안내해줌으로 주저없이 제3관문으로 향했다.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등산로를 폐쇄하니 금지하라는 글은 이미 지난 일이라 여기고 들어선 능선길은 얼마나 예쁘고 아담하고 평안한지.
초입은 가을이지만 산위는 이미 겨울이다. 바람이 심하고 손끝이 시려올 정도로 날씨가 차갑지만 백두대간을 걷는 일이란 얼마나 신바람이 나는 일인지.
신이 난 나와는 반대로 이렇게 편안한 길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은 힘이든다고 낑낑거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중간에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모른척하고 마패봉을 향하여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오르막이다.
1.1km의 길은 나무계단에서 돌계단으로, 돌계단에서 다시 철제계단으로 이어진다.
뒤따라오는 신랑이 끙끙거리며 신음소리를 내다가 투덜거리며 영어를 하다가 난리가 아니지만 모른척 하는 수밖에 없다.
한참을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 서방이 혹시 굴렀나 싶어서 기대하다 보면 저만치서 얼굴을 내민다. ㅋㅋ
마패봉 925m.
고사리마을에서 오르는 길도 있고 제3관문에서 오르는 길도 있다.
직각으로 경사진 길이라 1시간이면 오른다고 하지만 여간 험한 길이 아니다.
내려오는 길은 바위와 밧줄과 수많은 돌들과 아득한 내리막길이다.
등산로 폐쇄라고 했지만 산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등산을 한다.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은 제1관문에서 제3관문까지 편안하게 산책을 하다가 돌아가는 곳이 문경세재가 아닌가 싶다.
도중에 만난 아저씨팀은 이화령에서 시작하여 주흘산까지 가신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우리가 걸은 산이 대체 무슨 산인지가 궁금한 신랑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여기가 바로 백두대간이란다.
물론 일부분일테지만 백두대간을 걸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흥분하여 혼자서 앓았던 신음소리와 투덜거림속에 들었던 영어까지도 이미 잊은 듯 하다.
아침 9시에 시작하여 오후 2시30분에 호텔에 도착하여 이화여자대학교 수련원에 들러 라면을 끓여먹고나니 3시가 훌쩍 넘었다.
여행,
떠난다는 것은 이미 돌아온다는 약속이 전제되었기에 즐겁다.
부모님을 위하여 마음을 쓰고 지갑을 열어준 세현이의 정성이 고맙고
떠나는 우리의 자리를 메꾸기 위하여 이른아침부터 또다시 이른아침까지 서둘러 자리를 지켜준 동생이 고맙다.
여행지의 즐거움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피곤한 일상을 견디게 하고 다시 일을 할 힘을 채워줌이 감사할 뿐이다.
가을이 지나는 자리로 겨울햇살이 한줌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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