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그 남자의 연애사

여디디아 2013. 7. 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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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연애사

 

한창훈 / 문학동네

 

 

한창훈...

며칠전 중앙일보에서 그의 책이 소개되었다.

 

오래도록 기다린 탓이기에 주저없이 클릭을 하고나니 곧바로 책이 도착을 했는데, 기다린듯이 교회에서 성경퀴즈대회가 있었기에 '탈락의 쪽팔림보다는 참여하는 기쁨을 선택"한  나는 보잘것 없는 문제에서 탈락했고 아들과 서방앞에서 그야말로 쪽이 제대로 팔리고 말았으니...

어이없게도 누가복음이 몇장까지로 되어있느냐에서 24장을 16으로 썼으니.. 쩝~

골든벨까지 간 모든 문제는 정답을 꿰뚫고 있었는데.. 아~~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중간에서 탈락했지만 그날 인터뷰를 담당한 세현이가 '엄마의 도전이 멋있었어요. 내년에 더욱 분발하세요'라는 문자를 보내왔으니 위로아닌 위로로 여기기로 하고..보니 책 읽는 시간만 손해?를 본 셈이다.

그렇다고해도  성경공부를 이참에 시험공부 하듯이 했으니 더 큰 이익이  창출되었다.   

 

작가는 이렇게 사실을 표현해도 죄가 되지 않은 것일까?

그것도 性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이 읽기에 민망하고 누가볼까 당황스럽고 황당한 표현이다.

과연 내가 알던 한창훈이 맞는가 싶을만치 표현은 다소 외설스럽고 질겼고 억세고 거칠었다.

만약 다른 작가의 책이었다면 중간에 미련없이 던졌을테지만 한창훈의 글을 재미있어 하는 팬이고보니 인내하며 진도를 나갔다.

좀 더 억지스럽고 과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설의 연결고리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어쩌면 이런 관계를 사랑으로 표현하며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열정적으로 파묻혀갈 것이고 누군가는 지나간 이별을 추억하며 가슴절이며 눈물흘리고 있을 것이 또한 사실이다.

 

그 남자의 연애사..

바다의 사람 한창훈은 누구보다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를 사랑하는만치 바닷가의 사람들을 사랑하며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닮아간다. 스스로를 바다의 사람이라고 할만치 바다에 대한 사랑은 깊고 융숭하다.

여수에서 태어나 여수에서 자랐기 때문에 바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바다에 살고 있는 이들의 곤핌함과 핍절함,  바다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사람의 육체와 사람의 영혼의 실체와

바다 사람들의 그리움과 무참함과 그 가운데서 찾고 기다리는 희망까지도 그는 알고 있다.

바다에서 홀연히 육지로 떠나는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바다를 떠난 사람들의 삶은 보편적인 일상이지만 남은 사람들의 삶은 늘 외롭고 서럽다.

만나지 못하는 사랑 때문에 외롭고 어쩌다 들어온 사람이 떠나는 것을 잡을 수 없어서 서럽다.

잠시나마의 만남이지만 거기서 이루어지는 사랑, 영혼의 사랑과 육신의 나눔이 있는 사랑, 지나간 이들의 자리에 맴도는 파도같은 아픔과 일렁거리는 슬픔, 무적소리에 다시금 고개쳐드는 난데없는 기다림들.

결국 흩어지는 모래처럼 다시 흩어지는 저 위대한 '사랑'이란 것.

바다사람들의 사랑이야기, 특별히 사나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내 마음을 짠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 남자의 연애사

뭐라 말 못할 사랑

애생은 이렇게

내 사랑 개시

판녀

무저이 운다, 가라

그 여자의 연애사

그 악사(樂士)의 연애사 

 

중단편으로 엮어진 소설중에서 내가 가장 즐겁게 읽은 것은 '애생은 이렇게'이다.

거침없이 쏟아져나온 한창훈의 표현들과 섬세한 표현의 묘미, 역시 그는 한창훈이다.

 

사랑이란 이루지 못해서 아름다운 것이고, 이루지 못해서 아픈 것인가보다.

지나간 시간들과 그 시간을 함께 나눈 사람들, 그 시간을 추억하며 다시금 기다리는 사람들의 허전한 마음,

그렇게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는 쏠쏠한 재미로 표현되어졌다.

 

장마가 길게 이어지는 여름, 그러기에 1년을 기다리던 여름휴가가 시작하는 요즘,

한 권의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쌓인 부담을 덜어내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빗줄기가 잠시 그어지고 잠깐의 햇살이 '살아있음'을 확인시키는 오후,

지나간 사랑을  추억하며 실실 웃어보는 여유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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