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에게

돌아온 아들~~

여디디아 2012. 1. 31. 10:22

 

 

 

 

 

 

 

사랑하는 우리 세현이가 돌아왔습니다!!

 

"'천국'이란  있어야 할 사람들이 함께 있는 곳"이라고 신달자 선생은 말씀하셨다.

지난해에는 정말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뜻과 단어와 생활과 마음이 얼마나 적확한지를 깨달았다.

함께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울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보고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는 사실에 몸과 마음을 기댔지만, 그럴수록 더디 흐르던 시간에 내 마음과 정신은 혼미해지고 피폐해지고 황폐해지고, 서걱거리는 모래와도 같았고, 뭉쳐지지 않는 눈송이와도 같았고, 대나무 숲을 지나는 빈바람 같았음을..

 

감사하게도 시간은 흐르고, 눈물로 이어지던 기도는 만남이란 응답으로 이어지고, 다시 찾은 가정과 가족은 천국의 기쁨을 맛보기 위하여 애쓰고 헌신하며 서로를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 또한 가족임을 알게 되었다.

여름의 끝자락에 흩어졌던 가족은 성탄절이 되어 주현이가 귀가함으로 평온한 상태로 돌아갔고, 겨울의 끝자락에 세현이가 돌아오리란 부푼 마음으로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여전히 선한 미소 그대로, 선한 마음 그대로 가족들앞에 반가운 몸을, 기쁜 마음을 들고 나타났다.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이라 '나가서 먹자' 라는 아빠에게, '엄마 밥이 먹고싶다'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는 엄마가 끓인 것이라던 세현이는 집으로 오기전 카톡으로 미리 김치찌개를 주문했었다.

김치찌개와 김치전으로 먹은 식사가 아쉬워 치킨을 주문하고 1000cc의 맥조를 추가로 주문했다.

오랫만에 네 식구가 잔을 부딪히며 세현이의 유럽생활을 듣는내내 우리는 번갈아 가며 질문도 하고, 호기심에 다시 묻기도 하고, 부러움에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네델란드 대학에서는 각국의 학생들이 함꼐  공부를 하는데 각국마다  특징이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평범한 집에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고, 중국이나 홍콩, 타이완, 말레이시아에서 오는 학생들은

부잣집 아이들이고, 프랑스나 영국, 독일에서 온 학생들은 가난한 집 아이들이라고 한다.

또 한국에서 온 학생들 중에는 여학생들이 많은데 그 여학생들은 외국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끼리끼리만 어울려 다녀서 안타깝다고 했다.

가끔 세현이가 적극적으로 여학생들을 데리고 나가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자기네들끼리만 모여서 생활한다고 한다.

그런 말 끝에 주현이는 "우리나라는 끼리끼리 문화가 알게 모르게 팽배해 있다'고 하고,

신랑은 '그애들은 외국애들과 어울리는게 낯설고 두려워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그렇게 하면 영어실력이 늘지 않고 결국은 자기들 손해'라는 내 의견을 내놓으니 모두가 옳은 말들 뿐이다.  암만~~

 

주어진 수업을 마치고 유럽여행을 하는 이야기는 우리를 혼미케 하고 부럽게 한다.

독일에서 스페인 공항을 가는 길을 몇번이나 확인을 했는데 스페인에 도착을 하고보니 다른 공항이었다나.

가고자했던 공항을 가려고 태시를 탔는데 택시비가 100유로가 나왔단다.

주현이는 "택시가 벤츠냐" 고 했고, 세현이는 처음으로 사장이 이런 기분일까 싶은 기분이 잠시 들었다고..

그 말끝에 나는 "벤츠인지 뭔지 택시비 때문에 오금이 절였을 것"이라는 내 말에 세현이가 정말 죽을 맛이었다며 웃는 통에 100유로 때문에 마음 졸였을 아들이지만 큰 경험이었다며 위로했다.

 

프랑스 지하철역에서 대학동기를 만나 기절할듯이 반가웠고, 이탈리아에서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

프랑스 루이뷔통앞에서 중국여자 둘이서 한국에서 온거냐고 묻고는 핸드백을 사달라고 현금을 주길래

가방 두개를 사다주면서 세상에거 가장 큰 고민을 해봤다는 이야기는 우리를 자지러지게 했다. 

현금으로 된 뭉칫돈을 들고 큰 길을 건너서 루이뷔통 매장의 바글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도망을 칠까?"라는 마음이 얼마나 강하던지, 정말 갈등을 했다나.. ㅋㅋ

주현이.."가방을 사다주고 가방을 건네주기 전에 심부름값을 요구하지 그랬느냐?".

남편.."사람이 돈을 보면 누구나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러면 안되는거지"

나.."그 사람들 어딘가에 첩자를 숨기고 도망가면 따라가서 잡을거야"..

결론은 그 여자들이 심부름값을 주지 않을것 같아서 남은 10유로를 가졌다고....

 

스페인에서 친절한 청년이 춤을 가르쳐준다며 뒷주머니에 꽂아둔 5유로짜리 수첩을 빼갔고,

더욱 친절한 청년이 핸드폰을 보자고 하길래 보여줬더니 세현이를 밀치고는 줄행랑을 치길래 20미터를 달려가 잡았다는 이야기, 네델란드 은행은 오랫동안 은행을 이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세금을 빼가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고 덕분에 공항까지 굶고 비행기를 탑승하자마자 컵라면과 과자로 배를 채웠다는 조금 불쌍한 이야기.

 

세현이의 마무리 한마디..

"정말 5개월동안 꿈속에 헤매이다 이제 잠을 깬 것 같다" 는 것..

 

하나님의 은혜로 1학기를 네델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우리세현이,

남은 한 학기도 열심히 공부하며 비젼을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들이길 바래며

앞으로도 세현이를 위해서 기도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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