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아^^*
인천공항에서 배낭 하나만 달랑 등에 맨채로,
닫힌 문을 향하여 어린아이같은 모습으로, 다시금 붉은 눈시울을 보이며, 어색한 미소를 얼굴가득히 담으며,
길고 고운 손을 흔들며 들어서던 네 모습이 그립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향하여 이륙하는 비행기를 보아도, 땅을 향하여 착륙하는 비행기를 보고도,
어디쯤에 네가 앉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날으는 비행기만 바라보았다.
군대도 보냈고, 눈물로 얼룩졌던 첫 휴가도 보냈고, 미적거리며 꾸물대던 두번째 휴가도 보냈고,
주춤거리며 머뭇거리던 많은 휴가까지 보냈기에 이젠 이별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을줄 알았었다.
공항에서 너를 보내고도 담담한 마음이었고, 어쩌면 자랑스런 마음이었는데 형이 그러더구나.
"엄마는 기분이 어때? 난 며칠전부터 기분이 이상했는데...
차라리 군대라면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가 얼굴을 마주보며 해결할 수도 있을텐데
먼 나라에 가니까 내 손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 견딜수가 없어" 라는 말을 들으며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멀리 보낸 네 탓이 아니고, 평소에 그렇게 다정하던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동생을 향한 형의 마음이 나를 울게 하더구나.
"그게 형의 마음이야. 동생은 절대로 알 수 없는 형의 마음이지.
자식이 절대로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 있고, 동생이 절대로 알 수 없는 형의 마음이 있지" 라고 이야길 했지만
형제가 있고 그 사이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든든하고 고맙던지.
사랑하는 세현아^^*
지금쯤 잘 적응하고 있는지.
밥이 생각날테고, 김치가 생각나겠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던 엄마의 김치찌개도, 알싸한 된장찌개도 그리울테지?
빵으로 먹었다며, 여기서도 밥을 해먹을 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쉬운 일이 아니란걸 안다.
우리가 먹어야 하는 것이 꼭 밥이 아니면 어떠니?
빵으로 살아야 하면 빵에 적응하고, 밥으로 살아야 한다면 밥을 먹어야지 않겠니?(물론 쉽진 않을거야).
현실에 적응하며 모든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아들이었으면 좋겠구나.
세현아^^*
페이스북에서 네 사진을 가져왔다.
낯선 곳에서, 낯선 건물과 낯선 나무들과 낯선 공기들과 즐거워하는 네 모습을 보니 부럽구나.
네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인정받으며 사랑받는 세현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하고 보고싶은 아들 세현아^^*
오늘도 주어진 하루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 잃어버리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예수님을 부인하지 말고
인정하며 증거하는 아들이길 엄마는 기도한단다.
예배를 잃어버리지 말고 사모하는 아들되거라.
사랑하는 우리세현이!!
사랑하고 축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