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제1의 인천국제공항)
언제부터인지 우리사회가 고질적인 병에 걸린듯 하다. 적어도 내가 보고 느끼기에는..
몇 사람만 모이면 해외여행이 큰 자랑인 듯이 떠들어댄다.
해외여행을 못해본 사람은 아예 '여행'이란 화제에 낄 자격도 없는듯이 몰아가기도 하는 것을 가끔 당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입을 비죽거리기도 하며 한켠 위축되어가는 자신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물론 '나는 한국이 가장 좋다. 국내여행도 제대로 못하는데 무슨 외화까지 써대며 외국이야?.."라는 은근한 비아냥도 있었고 멋진 곳을 사진으로 대할 때면 정말이지 나도 한번 가보고싶다는 부러움도 느꼈다. (사실부러움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 대열에...해외여행에 나도 손 하나를 쓰윽 내밀었다.
아들 둘 키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4년제 대학을 보내는 것은 일년에 3천만원은 있어야 하고, 학기가 되면 학자금대출이나 뭐니 은행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외국유학을 간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녀석 또한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다보니 해외는 커녕 국내여행도 마음놓고 해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해서 우리는 늘 가까운 북한강으로, 춘천댐으로 드라이브를 하며 스스로를 달랜다.
북한강의 새벽안개와 춘천댐의 어스름한 그늘은 내가 좋아하는 커피와 옥수수와 복숭아를 철에 맞추어 내어놓으며 맞이한다.
그리고 우리부부는 스스로 자족하며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저녁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는데 굳이 오후3시에 금곡 홍유릉앞으로 모이라는건 좀 이른감이 없지 않았지만 단체행동이니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르기로 했는데, 왠걸 처음부터 코리안타임이 시작된다.
3시에 출발하기로 한 전세버스는 4시가 다 되어서야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고, 가을볕이 내리쬐는 기다림에 나는 이미 조금씩 지쳐간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수화물을 정리하고 다시 긴긴 기다림...
얼마전 세현이를 배웅하러 왔을때는 인천공항의 외부만 들여다보았지만 안으로 들어오니 정말 눈이 부시다.
넓은 공간에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수두룩하고 이곳저곳이 바로 볼거리이기도 하다.
촌사람답게 공항에 앉아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
아~ 해외여행의 시작이구나...
인천에서 8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푸켓에 12시30분에 도착을 했다.
한국보다 정확이 2시간이 더디가는 시간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ㅋㅋ
공항에 도착해 입구로 나오니 정말 기가 찬다.
'이건 뭐 동대구역은 고사하고 영천역보다 못하다'고 옆에 있는 남편에게 속살거린다.
관광객들의 지갑으로 먹고사는(?) 나라에 공항이 이 모양이라니...
도대체 태국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겨우 비행기 한대에서 쏟아져나오는 사람들을 감당하지 못해 근 1시간을 기다리게 하다니...
어쩐지 나태하고 게으르며 나몰라라하는 태국정부가 처음으로 대하는 외국에 불신을 가져다주는 것은 좀 슬픈 일이다.
'남양주 광고협회 3호차'에 배정을 받으니 현지에서 가이드를 한지 10년이 넘은 이철순이란 님이 우리를 안내한다.
밤길을 달려 호텔에 도착하니 정말 그림속에 들어있던 하얀 리조트가 어둠속에서 오롯하게 제 색깔을 드러내며 우리를 맞이한다.
설레이며 들어선 방,
깨끗한 침대에 꽃 한송이, 하얀 시트가 씌워진 침대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화장실 문을 열자 확~~ 깬다.
정말이지 우리집 화장실이 그립고도 그립다. ㅋㅋ
눈에 보이는 외관상의 모양은 200점인데,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모습은 20점이다.
먼먼 길을 날아서 도착한 이국의 첫날 밤,
사시사철 여름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것은 쉼없이 돌아가는 에어컨과 앵앵거리는 모기소리와 태국어로 노래하는 풀벌레소리이다.
낯선 곳에서, 낯익은 소리들을 들으며 자리를 잃은 잠을 쫓아가는 나를 두고, 옆침대의 남편은 이미 가늘게 코를 골며 꿈나라로 향한다.
호텔의 안과 밖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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