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낙도선교(해남 상마도)

여디디아 2010. 7. 12. 15:32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는데 어지럽다.

밤에 잠을 자면서 어깨가 아파서 이리저리 뒤척이던 생각이 나다.

입안이 헐고 혓바닥은 허옇고 발갛게 부풀어서 말을 하기도 힘이든다.

김치찌개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지혜자매가 설겆이를 마치고는 나를 불러 앉힌다.

권지혜자매는 우리교회에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번 선교에 합류했다.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라 의약품을 부탁했는데 6~7만원이나 되는 약품을 혼자서 감당하며 찬조하겠다고 하니 어찌나 고마운지. 함께 참가해준 것으로 이미 든든한 힘이 되었는데..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며 준비해온 포도당을 맞으라고 한다.

3시간 동안 주사를 맞는데 주책같은 눈물이 주루륵 흐른다. 

"우리 집사님 우셨구나. 몸이 약하면 마음도 약해져요. 그래서 몸이 건강해야 해요"라며 팔과 어깨를 주물러주는 지혜자매..

양지혜가 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엄마인 이경자집사가 "이진옥집사님은 잘 지내시지?"라는 물음에 집사님 주사맞으신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듣는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노라고... 그 마음이 땅끝의 섬에 있는내게도 전해진다.

 

포도당을 맞고나니 기운이 차려진다.

어제남은 닭을 나무그늘에 앉아서 모처럼 청년들과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는데 동네에서 방송을 한다.

"방송을 들으시고 즉시 낫을 쉬틀에 갈아서 마을회간앞으로 모이세요"...

손에 들고있던 닭뼈를 집어던지며 낫을 찾고 토시를 찾고, 모자를 쓰고 무장을 하며 회관앞으로 가니 동네분들이 계신다.

낫질을 하는 전도사님의 모습도 엉성하고 자신있게 나서는 민이또한 엉성하다.

시범을 보이는 나를 신기하게 여기시는 전도사님께 어릴적 꼴을 베어본 솜씨라며 으쓱해본다. ㅎㅎ

풀을 벤 자리에 쌓인 풀들을 여자청년들은 한곳으로 모으고 남자들은 풀을 베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휘익~ 지난다.   

 

저녁식사후 어제 남은 수박을 들고 마을앞 정자로 향한다.

주민들을 나오시라고 하여 수박을 대접하고 우리는  석기의 기타반주에 맞추어 싱어인 서현이를 따라서 찬양을 한다.

서현이의 목소리는 정말 하나님의 선물임이 확실하다.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인부들도 많고 새벽일을 나가야 하는 분들이 많아서 수박을 드시러 오는 분은 많지가 않다.

상마도의 마지막 밤을 수박의 단맛과 서현이의 찬양소리와 상마교회의 부흥을 기도하는 우리의 마음이 검게 색칠을 한다.

 

금요일,

어젯밤에 전도사님이 청년들과 의논을 하여 아침은 먹지말고 바로 출발하자고 했단다.

그러나 기약없는 점심과 저녁을 생각하니 아침을 준비하지 않을수 없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지난번 얻어온 전복을 듬뿍 넣고, 어젯밤 마지막이라 꼬박 이야기를 나누던 청년들을 생각하며 얼큰한 된장찌개를 끓여놓으니 청년들이 맛있다고 한그릇씩 해치운다.

짐을 챙기며 목사님 부부의 밥상을 차리자니 마치 오랫만에 나들이 가는 며느리가 시어머님 진지상을 차리는 기분이다. ㅠㅠ

 

상마도에서 두어시간 배를 기다려 구성리에 도착하니 버스시간은 오후 2시란다.

택시 두대를 부르고 목사님 차를 이용하여 해남에 도착하니 11시가 되었다.

총신대에서 해남으로 올때 고생한 생각을 하니 도저히 밤차는 탈 수가 없어진다.

전남 장흥에 있는 부활의 동산으로 낙도선교팀이 집결하여 선교보고를 하고 밤을 이용하여 버스로 올라와야 하는데  혼자만  집으로 오기로 했다.

해남에서 목포까지 1시간, 목포터미널에서 목포역까지 택시를 타고 목포역에서 용산행 KTX를 탔다.

기차에 올라 자리를 잡으니 그제서야 일주일간의 일들이 꿈속처럼 지나간다.

 

3시간20분을 달려 내린 용산역, 다행히 전철과 맞닿아 있어서 힘들지 않게 도농행 전철에 오른다.

도농역에 내려 두리번거리는데 "아줌마 전화는 받으셔야죠"라며 신랑이 커다란 팔을 벌려 나를 맞이한다.

 

토요일..

일주일간 떨어져있던 시간들, 그동안의 일들을 하나씩 이야기하다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아침이다.

다시 잠속으로 떨어지려던 찰나, 청년들이 걱정이 되어 전화하니 모두가 잘 도착했단다.

겨우 마음을 놓고 욕실에 들러 거울을 보니 거울속에 유통기한을 한참이나 지난 초코렛같은, 부연 얼굴에 까만피부를 가진 여자가 낯설게 나를 바라본다. 누구지... 한참 들여다보니 일주일을 집을 떠났던 여자가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서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듯이 모기물린 자국들을 긁어대고 있다.   북북~~ 벅벅~~

 

그동안 고생했다며 달려와  광어회를 사준 한영분 집사,

고단백의 비싼 장어를 실컷 먹도록 사주신 양경선, 이경자 집사님 부부..

일주일동안 굶기를 밥먹듯 하면서도 불평하지 않고 염려해준 신랑과 주현이.

틈틈이 기도해 주신  목사님들과 교우들.. 

함께 수고하며 열심히 사역한 김은성 전도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권지혜자매, 양지혜, 이서현, 강신옥, 김태원, 박 민, 황인홍,

김석기, 박진석 청년..

모두모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11명의 평내교회 팀들을 섬기시고 수고하신 상마교회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사모님 몫까지 해내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압니다.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기행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켓여행 2  (0) 2011.10.07
푸켓여행 1  (0) 2011.10.07
낙도선교(해남 상마도)  (0) 2010.07.12
낙도선교(해남 상마도)  (0) 2010.07.12
낙도선교(해남 상마도)  (0) 2010.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