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마교회와 주변의 모습들
김은성전도사님과 김찬영, 김사무엘 형제
월요일..
해남터미널에서 9시 버스를 타고 구성리까지 가는데는 1시간이 걸렸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운전기사의 욕설이 우리의 기를 팍 꺾고만다.
1시간동안 아저씨의 질기고 억센 욕설은 듣기에 민망하고 옮겨적기에도 민망하다.
구성리에 도착하니 상마교회 목사님이 나와 계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신다.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 없고 집집마다 자동차처럼 가지고 있는 배가 오갈때 이용해야 함으로 배가 없는 사람은 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지난겨울 목사님은 세시간을 기다리다 결국 해남으로 되돌아가셔서 찜질방에서 주무셨다니...
우리일행도 두어시간을 기다린끝에 전복을 실은 배가 와서 상마도로 향할 수 있었다.
배를 타고 상마도로 가는 시간은 20여분..
터미널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은 청년들이지만 더위에 지치고 기다림에 지쳐 허기가 느껴진다.
배를 타고 가면서 목사님 사모님이 밥이라도 앉혀놓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가져본다.
상마도로 가는 바다는 잠잠하다. 바다에 부표처럼 떠다니는 바케스와 스치로폼은 겨울철 김 양식에 사용하는 도구라고 한다.
상마도..
그림같은 섬이 보이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피로도 잊은채 아름다움에 감탄을 한다.
골목에는 리어카가 여기저기에서 대기중이다. 짐을 실어나르는 유일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상마교회에 도착을 하여 부엌을 먼저 찾았다.
목사님 말씀이,
"집사님, 이 부엌을 사용하셔야 하는데 집사님이 알아서 하시고 우리부부는 얻어먹는 것으로 할께요"..라고 하신다.
깜짝 놀랐지만 표현할 수 없고.. 알았다고 대답을 한후 부엌으로 향했다.
'아뿔싸"
시골우리집 80을 넘긴 엄마가 귀찮아서 식사를 제대로 하시지 않고 그에따라 그릇도 찬장도 녹슬어가고 가스렌지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아 집에갈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그런 시골집보다 더욱 부식되어가는 부엌과 살림살이..
도저히 그냥은 할 수 없어서 권지혜자매와 우선 설겆이부터 했다.
그릇부터 수저까지.. 그리고 밥통까지 씻고보니 냉장고는 30년은 족히 넘어보인다.
150리터용 냉장고는 칸막이가 하나도 없고 냉동실은 모든 주부들이 그러하듯이 꽉찼다.
냉장고를 사용할 수 없는 현실, 집에서 만들어온 음식들이 상하면 어쩌나.. 걱정에 한숨만 나온다.
재빨리 밥을 앉히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준비해온 불고기를 볶아서 상을 차려 점심을 먹고나니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도착예배를 드려야하는데 자신이 없다. 나도 모르게 잠속으로 빠져들어 두어시간을 자고나니 주위가 조용하다.
살금거리며 교회로 들어가니 긴의자에 청년들이 시체처럼 뻗어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도착예배를 드리고 집집마다 인사를 드리러 갔다.
조를 나누어 준비해간 모기잡는 채를 들고 방문을 하니 모두가 반가워하신다.
이미 많은 선교단체들이 와서 복음을 전했고, 섬으로는 드물게 교회가 있어서 복음에 대해서는 익숙한 모습이다.
선물을 나누어 드리고,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복음에 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첫날 저녁식사는 부대찌개로 배를 채운다.
화요일...
어제 배를 타고오는데 마을주민들이 "내일 전복 채취하는데 도와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전도사님, 민, 인홍, 태원, 지혜, 지혜, 신옥.. 7명이 새벽4시 40분에 전복팀에 합류를 하고 석기, 진석, 서현이와 나는 교회에 남는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목사님께서 "오늘 해남장날이니 집사님 내일 날씨가 어떨지 모르니 오늘 장보러 갑시다"라고 하신다.
엉겁결에 준비를 하고 해남으로 나가는데 배를 기다리는 시간이 1시간이다.
내일 주민초청잔치를 위하여 닭 50마리, 수박 5통, 바나나 3송이, 참외와 잡채거리, 샐러드거리, 떡과 음료수를 샀다.
목사님의 프라이드 승용차에 옮겨실고 구성리에 오니 배가 없다.
땡볕에 두어시간을 기다리는게 문제가 아니고 전복을 채취하러 갔다오는 전도사님과 청년들의 점심이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이다.
"하나님, 배가 빨리와서 들어가게 해주세요. 전복따러간 청년들 배고프면 어떡해요?" 기도를 드리고 5분이 안되어 어디선가 배 주인이 부탄가스 한줄을 들고서 나타나다.
"그럼 그렇지, 우리하나님 멋진 분이셔"...
그 많은 짐을 배위로 옮겨싣는데.. 지금도 생각하기 싫다.
목사님과 둘이서 열번 정도는 왔다갔다 한것 같다.
상마도에 들어오니 전도사님의 연락을 받은 석기와 진석이와 서현이가 기다리고 있다가 짐을 옮기는데 도와준다.
전복팀이 돌아왔는데 점심생각이 없다고 한다. 물론 점심시간이 지나고 저녁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잠시 쉬었다가 식사후 축호전도를 나간다는 말에 해풍을 맞으며 웃자란 부추를 뜯고, 해남에서 생산되는 탱글탱글한 양파를 썰어넣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곧 저녁시간인데 그많은 부침개를 다 먹어치울 수 있는건 젊음이 가득한 청년이기 때문이다.
부침개를 먹은후 1시간쯤 되었을까.
준비해온 제육복음을 저녁반찬으로 내어 놓았는데 그것마져 뚝딱.. 오호~~
저녁식사후 다시 조를 나누어 한손엔 염색약과 마사지 팩을 들고, 다른 한손엔 복음을 들고 동네로 향하는 청년들..
9시가 넘어서 들어온 그들은 복음을 전한 흐뭇함도 있고,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있고, 염색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들려주고, 팩으로 마사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중에 4명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영접기도를 했다는 소식이 가장 기쁘다.
강평회를 마치고 눅눅한 주방바닥에 누우니 무더위속에서도 찬기운이 올라와 얇은 이불을 뚫고 내 몸과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등은 차갑고 모기는 앵앵거리고, 사방에 피워둔 모기향은 홀로이 연기를 뿜고, 정신없이 뿌려댄 에프킬라는 모기 대신에 나를 잡는다.
아~~ 집 생각이 난다.
집에 가고 싶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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