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장떡(고추장,된장,계란..부추와 빨간고추)
오른쪽: 뽕잎부침개(뽕잎, 황금송이버섯, 병팽이버섯, 계란, 소금)
삼색 전(뽕잎, 호박, 장떡)
무쌈(파프리카, 황금버섯과 병팽이버섯, 무순)
샐러드(양배추,자주색양파, 깻잎, 새싹, 무순)
찰 밥
고등어 조림
된장찌개
단호박 오리찜
애호박 들깨볶음
멸치, 새우, 견과류 볶음
연 근 조 림
곽집사네 밭에서 따온 고구마순 무침
곽남숙집사의 작품 깻잎
가 지 무 침
이현숙의 작품 열무김치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물로 야채를 볶아 흐릿한 잡채
기도제목과 감사헌금
며칠전 우리집으로 온 천사의 나팔꽃
교회가 대형화(?)되면서부터, (물론 남양주에서는 평내교회가 대형교회에 속한다는 이야기입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아닙니다.)
목사님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적어졌다.
예전엔 가정 가정의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계셨던 목사님이지만 교인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가족들이 늘어남에 따라 돌아볼 시간이 적어지는 만큼 모르는 일들도 많아지고 세월이 흐른만치 가정의 자녀들은 자라가기 마련이다.
아직 초등학생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는가 싶기도 하고, 고등학생인줄 알았는데 청첩장을 들고와서 목사님을 놀래키기도 하니 말이다.
세현이의 입대와 첫휴가, 그때마다 "아니, 벌써?"라고 하시던 목사님께 전역인사를 드린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나고 3학년 2학기란 사실에 목사님은 다시 놀라시고, 주현이의 대학졸업과 아빠와 함께 일한다는 소식은 이미 아시는 듯 하다.
회사를 집어치우고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는 나를 알고 계시는 것이 내게는 부담이다.(아시겠지만~~)
상반기에는 축복대심방이라 송구영신예배에서 뽑은 말씀으로 축복심방을 하시고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9월이 되자 곧바로 대심방에 돌입하신 목사님,
우리구역은 교회와 떨어져 있어 차례가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빨리 차례가 돌아왔다고 구역장님이 전화를 하셨을 때,
목사님의 식사는 내게 섬기겠다고 먼저 말을 했다.
며칠남지 않은 시간에 메뉴를 정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꼭 시골밥상으로 조촐하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목사님의 고향이 경북 의성이고 나는 의성옆의 영천임으로 아무래도 어릴적 먹었던 반찬이 비슷할거란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왠걸, 날마다 야채값이 치솟고 있었으니 기가찰 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채소값을 바라보자니 차라리 식당에서 대접하는게 훨씬 나을것 같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집에서 정성을 다하여 섬기고픈 내 마음은 성령의 역사함이리라 믿으며 며칠전부터 하나씩 준비했다.
연근을 사다가 깎고, 곽집사네 고구마밭으로 달려가 고구마 줄기를 따서 세시간에 걸쳐 껍질을 벗기고, 고기값보다 비싼 애호박을 사다가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서 볶고.. 마석장에 쪼그려 앉은 할머니의 바구니에서 가지를 사고 단호박을 샀다.
목사님이 좋아하신다는 소고기 무우국을 끓이고, 찰밥을 좋아하신다는 정보를 듣고 찰밥을 지었다.
목사님이 특별히 호박오리와 가지나물을 잘 드시고 멸치볶음도 아주 좋아하셨다.
후식으로는 살짜기, 그러나 어렵게 부탁한 곽남숙집사님이 만든 식혜를 내놓으니 사모님이 가장 좋아하신다.
1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심방. 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우리집에 오시면 기꺼이 내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진다.
영천을 떠난지 30년이 넘었지만 나는 여전히 촌사람이고, 촌사람들이 지닌 情 많은 아낙으로 남고 싶은지도 모른다.
요즘 지갑만 들고 나가면 세련되고 맛깔스럽고 윤기나는 음식점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굳이 집에서 땀흘려가며 특별한 맛이 없음에도 대접하고픈 내 고집은 무얼까?
그냥, 준비하는 마음부터 내 집에 오시는 분에 대한 반가운 마음과 따뜻한 마음이라고 여겨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힘이시여 내가 주께 찬송하오리니
하나님은 나의 요새이시며 나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심이니이다
(시편 59편 17절 )
대심방에 우리가정에 주신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