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 내가 딱 그꼴이다.
이러다 과로사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ㅋ
회사를 그만둔지 이미 두달이 지나고 석달이 되어오는데 아직도 한달되었다고 말하는걸 보면 지금의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눈치챌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을 다잡느라 열심히 산행을 하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느라 바빴다.
내가 집에 있는걸 알고는 일주일에 정확히 결혼식이 한건, 초상이 한건..
덤으로 이런저런 참여할 곳이 줄을 지어서 기다린 관계로 10월달 축의금과 부의금이 나를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제껏 직장나간다는 이유로 생략하기도 하고, 모른체 하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했으나 이젠 그럴 수 없는 입장이고 또한 그러고 싶지도 않다.
10월 19일에 이사를 하고 6번의 집들이를 하고나니 대략 60~70명의 손님을 치루었다. 같은 음식으로 차리긴 했지만 맛이 변할까봐 그때마다 그날 먹을 음식을 하다보니 양념이 수월찮게 들어가는 걸 느낀다. 특히 비싼 고춧가루가.. 김장할 수 있으려나.. 조금 걱정이다.
10월에 계획했던 새가족초청 페스티벌을 새생명축제 다음으로 미루느라 11월 7일에 있었는데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아니 저녁을 할 시간이 없어서 사먹고 다닐 정도였다.
10월25일 새생명축제를 위하여 길거리 전도도 참여하고(지금껏 하지 못했던 일이라 부담도 되고 당황도 되었다) 새가족초청 잔치를 위하여 엽서를 두번이나 보내고 이름표를 만들고 순서지를 만들다 보니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지나갔다.
11월7일, 새가족초청 페스티벌의 진행을 맡아서 정장 옷도 한벌 해입고, 미용실에 들러 머리에 힘도 주고.. 그리고 차분하게 진행을 마쳤는데...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평가회가 기다린다.
이번주에 들어서니 여유가 생겨 월요일은 대청소를 하고 오후엔 모처럼 낮잠도 자고, 서너시간 성경책도 읽는 여유를 가졌다.
화요일인 어제는 바람이 몹시 불고 햇빛이 구름속에 숨었지만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하여 천마산 자락을 산행했다.
'된봉'이란 어디서 오르던지 힘이든다는 이름이라고 하더니 정말 고되고 힘들었다. 멀지는 않지만 오르막길이고 은근히 종아리가 땡기고 아프고...
된봉에서 관음봉을 돌아서 천마의 집을 우회하여 내려오는 길은 능선길이라 힘들지 않고 아름다운 늦가을의 냄새를 맡으며 낙엽밟는 소리에 취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이 감사하기만 했다.
결혼 후 한번도 자유롭지 못했던 내 삶이 요즘은 새처럼 자유롭다.
이런 세상도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날마다 행복한 시간들이 나를 기다림이 감사하다.
오늘은 수요 성경공부가 있고 수요예배가 있고, 내일은 수능일이라 아침부터 수험생을 위하여 종일 기도하는 날이다.
'나'만을 위함이 아니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으며 '남'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시간들이 이렇게 감사한 일임을 이제야 깨달으며 앞으로의 삶에서도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아감으로 더욱 행복한 나를 발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