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친구

여디디아 2009. 4. 3. 11:20

 

 

 

 

 

매일 계속되는 야근,

마음보다는 몸이 먼저 지쳐가는 날들이다.

세계적인 불황의 늪에서 계속되는 야근은 긍지를 갖게 해주고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각오를 가지게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야근이 하루하루 길어지는 것도 좋은 일, 쌓여가는 일도 좋은 일인만큼 우리네 지갑도 두둑해지는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그렇질 못하니 어느새 여기저기서 불만이 샌다.

여전히 피곤한 몸으로 일을 하는데 교회 관리집사인 윤영국집사님이 전화를 하셨다.

"집사님, 은진교회 박 종 목사님  이은주사모를 아세요?"

"뭐라구요?  아다마다요"..

 

30년전, 20여명의 여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부서에 나와 동갑인 친구가 있었다.

몇명의 동갑내기가 있었지만 유난히 까칠한 성격인 은주는 키도 작고 몸도 작았다.

주위의 여직원들과는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만 건넬뿐 누구와도 친하지 않은 조금 별스런 아가씨였음에도 나랑은 친하게 지냈었다.

은주가 먼저 직장을 사직했고 얼마후 결혼으로 인하여 나도 사직을 했다.

신혼의 재미를 누리며 주현이를 낳고서도 석관동에서 서로 오가며 우정을 나누었었는데 어느 날인가 소식이 뚝 끊어지고 말았다.

 

태능을 지나면서 태능성심병원에서 아기를 낳았던 은주가 기억되었고

도봉산을 귀로 들을 때는 도봉동 어느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사역한다던 은주의 신랑을 생각하며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

가끔, 때때로, 어느순간 불쑥,

이은주란 이름을 들을 때도, 호적에는 이은수로 되어있던 이름을 들을때도,

약간 각이진 여자를 볼 때에도,

통증처럼 보고픔과 궁금함이 마음속에서 일었었다.

 

20년만에 은주가 싸이월드에서 나를 찾았다.

평내교회를 검색하고 연락처를 확인하여 전화를 한 것이다.

 

20년만에 만난 은주,

눈가에 주름이 몇개 평화롭게 앉았고

까칠하던 얼굴엔 온화한 사모의 모습이 가득하고

넌즈시 건너다보는 남편목사님의 눈길은 온통 애정이 가득하다.

무슨 말을 먼저해얄지 몰라 서로를 더듬으며 안부를 주고받았다.

 

하나님의 방법이란 어쩌면 이리도 놀라운지.

내가 알고있을 때만해도  교회를 나가지 않았던 은주가 어엿한 사모님 되어   

 하나님의 선한 일에 앞장서며 성도들을 섬기며 목사님을 내조하다니..

흐뭇하고, 기특하고, 또한 대견하여 툭툭 쳤다.

천하에 까칠했던 이은주가 이렇게 사모님으로 변하다니...

 

인터넷의 위력을 새삼 느끼며

문화의 혜택을 톡톡히 누림이 감사한 날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든 사모의 길을 걷는 은주의 앞날을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며 지키시리라.

감사가 넘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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