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산악회가 결성되었다.
산을 좋아하시는 몇몇 분들이 모여 토요일마다 산행을 하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산악회를 만들었다.
늘사랑 산악회..
매월 2,4주 토요일만 쉬는 나는 그림의 떡(?) 정도이다.
어쩌다 쉬는 날이면 많은 일들이 대기하듯이 기다리고 있어서 참여하기가 마땅찮다.
이용규장로님이 이번엔 다른 약속하지 말고 무조건 따라가자는 말씀에 용기를 내어 축령산으로 go go~~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니 이미 8시..
신랑이 작은 가방을 챙겨 토마토와 빵과 커피와 물을 준비하고 나는 대충 화장을 하느라 난리법썩이다.
빈 속으로 산을 타려면 힘이 들어서 안된다고 신랑이 쌍둥이 해장국으로 끌고가다시피 해서
해장국 한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몇년만에 다시 찾은 축령산은 아직도 겨울이다.
완벽한 등산폼으로 나서는 성도들틈에 소풍나온 아이처럼 추리닝에 작은 베낭하나 달랑매고 나선다.
폼들이 그럴싸하여 혹시 뒤에 쳐지는 불상사를 염려하여 처음부터 선두그룹에 나섰다.
오르막이 지나면 반드시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어서 어렵진 않은데
곳곳에 복병처럼 바위가 가로막고 있다.
장로님들, 집사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어서 바지런히 산을 탔다.
축령산에 오르니 김성희집사와 박경순집사가 더 이상의 산행은 어렵다고 하산을 택했다.
여섯명의 여자중 두명이 내려가고 나머지 네명이 서리산까지 합류했다.
축령산에서 서리산으로 가는 길은 가히 환상적이다.
30cm 정도의 쌓인 눈위로 작은 오솔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누군가가 밟은 눈길을 우리는 마냥 행복해하며 걸었다.
서리산까지의 길은 능선으로 이어져 힘들지도 않고 마치 영화속의 한장면처럼 아름답다.
축령산에서 서리산까지 2.82km,
두 곳에 오르막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길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있어줘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북적대는 축령산과는 달리 서리산은 조용하기만 하다.
축령산에서 하산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축령산에서 서리산까지의 코스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길이다.
지금까지 가본 산중에 가장 멋진 길이 아닌가 싶다.
서리산에서 하산하는 길에 철쭉동산이 있다.
철쭉나무마다 하얀 눈꽃들이 어찌나 탐스러운지..
'행복하다'를 연발하시는 임희택집사님의 말씀에 백번 공감을 하며 감탄조차도 할 수 없다.
눈부신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취하여...
오월에 철쭉축제를 할 때는 사람들로 하여금 발디딜 틈이 없다고 축제가 끝나고 한주쯤 뒤에 다시오자고
미리 다음 산행을 예약한다.
내려오는 길은 선두가 잘못 길을 드는 바람에 비탈이 심하고
햇빛을 받은 눈이 녹아내려 길이 몹시도 질척인다.
오를때 몰랐던 무릎이 아픈데 차마 말을 못하고 있는데 최희천 장로님이 무릎이 아프다고 하신다.
기다린듯이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를 외치고..
낙엽이 푹푹 쌓인 길을 밟으며 깊은 가을 낙엽타는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노란 산수유가 삐죽히 입술을 내미는 나무에선 봄을 맞이하기도 한다.
축령산 정상에서 만난 눈길에서
아이젠을 꺼내 신겨주시던 최광희 집사님, 감사합니다.
아이젠이 없었더라면 아마 아직도 축령산에서 헤매이고 있었을텐데...
주일에 교회를 갔더니 괜찮으냐고 물으신다.
어제는 괜찮던 내 다리..
지난밤부터 '내 다리 내놔'란 말이 입에서 떠나질 않습니다요.
산을 좋아하시는 분들..
축령산과 서리산을 추천합니다.
꼭 와보세요.
축령산은 남양주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연휴양림으로 통나무집도 있고 계곡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 고로쇠가 유명하여 고로쇠액이 많이 나며 야생화가 많다고 합니다.
축령산에 오실 때는 제게 연락을 하세요.
집에서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