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에게

육군 김일병!!

여디디아 2008. 9. 30. 10:32

 

 

 

육군 김일병!!

 

충~성^^*

忠이란 말을 하고난 후, 誠을 할 때 손을 이마위, 머리 바로아래에 갖다 붙여야 한다..며 경례를 해보이던 네 모습이 환하게 그려지는 아침이다.

이른아침에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랐다.

"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

순간 둔해빠진 내 머리가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우리가족 생일은  봄에 모두 지나고, 결혼기념일은 12월이고..

가을은 특별한 의미가 없어도 고운 단풍이 물들고 풍성한 과일이 맺혀지고 거두어지는 그런 계절이다.

"글쎄, 무슨 날인대? 아무 일도 아닌데.."

"엄마, 오늘 작은아들 진급하는 날입니다".. ㅋㅋ

"아니, 10월 1일에 일병다는거 아니야?"라고 물으니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라 하루일찍 일병으로 진급한다는 네 말을 들으며 난 호들갑스럽게 아부하기 시작했지.

"일병을 달면 작대기가 무거워서 우리아들 어떻게 달고 다니지? 군생활도 반을 했네? 시작이 반이라잖아"라고 말이야.

그렇게 9월 마지막 날 아침은 네 환한 목소리로 하여금 활기차고 행복하게 시작되었구나.  

 

사랑하는 세현아^^*

5개월만에 마주하는 네 모습이 엄마는 꿈인것 같았다.

환한 모습으로 엄마앞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주책같은 눈물이 왜 그때 쏟아졌는지.

눈물은 슬플때만 흐르는 것이 아니고 기쁠 때도 흐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엄마 왜 울어'라며 눈물을 닦던 네 모습도, 네 마음도 난 이미 알고 있단다.

복귀하던 날, 들어가기 싫어 미적대던 너의 모습, 그런 너를 잘 알고 있는 주현이도 눈물을 닦고, 그런 두 아들을 바라보던 아빠도 눈물을 감추고... 끝내 질금거리며 울던 네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난 통곡했다.

형이 그러더구나.

'아들 셋이었다면 우리엄마 죽었을거야'라고.

군대라는 공동체가 아들들을 훈련시키고 조국을, 부모를,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성장시키는 곳이란 걸 알면서도 자유를 박탈당한채 얽매인 시간이 싫음으로, 묶이기 싫어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

마음껏 돌아다니며 즐기며 느끼며 어울리며 먹고 마시며 마음껏 방종할 수 있는 젊음을 누르기 싫은 그 마음을 알고 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고 견디며 감당할 때, 더 나은 미래가, 더 성숙한 나의 모습이 있음을 알기에 묵묵히 2년의 시간들을 참고 견디기도 하고 말이야.

 

육군 김일병!!

노래가사의 한부분 같은데 이렇게 대견하구나.

형이 일병을 달았을 때도 기뻤고, 네가 다시 형을 따라 일병이 되었음도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건강하고 당당한 아들들이 조국을 위해 충성이란 거수경례를 할 수 있음도 감사하고, 2년의 세월을 잘 견디며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감당할 수 있음도 감사할 뿐이다.

 

사랑하는 세현아^^*

이제 조금씩  군생활도 적응을 할 것이고 맛도 들일 것이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 기회의 시간이길 바랜다.

네가 설정한 목표를 향하여 기도하며 나아가고 특별히 자신을 쳐서 게을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길 바랜다.

 

11월 5일에 다시 오겠다고 했지?

이제 엄마는 그날을 사모하며 기다려야겠구나.

사랑하는 우리 세현이의 일병됨을 축하하며 엄마도 함께 기뻐하는 날이다.

 

보고픈 세현씨,

축하하며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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