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세현아^^*
어제 새벽비는 창문을 두드리고 17층을 타고 흐르는 홈통을 두드리고 깊은 잠에 빠진 내 잠을 두드리고 내 꿈을 두드리더니 기어히 나의 새벽을 두드려 나를 깨어나게 하더구나.
비가 개인 다음날이라 오늘은 더할 나위없이 푸르고 맑고 상쾌한 아침이다.
지금쯤 작대기 하나를 모자에 달린채, 허름한 쇼핑백 하나를 손에 들고 너는 평택을 향하여 어리둥절하며 차를 기다리고 있을까.
지하철을 타기도 하고 버스를 타기도 하면서 행여 너는 평택이 아닌 남양주를 향하여 오지나 않을까..
평택을 향하는 마음속에는 온통 집으로 향하는 차들만 보이지는 또 않을지..
지난 금요일에 이모와 함께 퇴근 후 걸으면서 집으로 오는중에 마석에서 딱 너만한 녀석들 셋이서 버스정류소에 서 있더구나.
카키색의 옷에 얼룩얼룩한 무늬, 엉거주춤한 모자에 작대기 하나, 손에는 쇼핑백이 들렸고 눈은 오가는 버스에 고정된채로..
문득 너인듯 하여 '너네 왜 여기 서있니?'라고 말을 걸었단다.
어쩐지 그냥 와서는 안될것 같은 마음이었지만 그들을 붙잡고 내 아들의 보고픔을 위로받기에는 뻔뻔스러운 생각에 돌려지지 않은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단다.
집에와서도 뻘쭘한 그들의 모습이 눈에 밟혀 공연히 안절부절한 날이었단다.
지금 너도 어디쯤에선가 그런 어설픈 군인의 모습으로 앞으로 20개월간 생활할 부대를 향하여 걸음을 옮기고 있을테지?
어느 나 같은 엄마가 너를 보며 가슴이 뭉클하여 눈시울을 붉힐 것이며 아들을 보고픈 마음에 마음이 저릿저릿할테지?
사랑하는 세현아^^*
하나님의 은혜가 참으로 크고 놀랍구나.
카츄사를 희망한 네게 미군들과 함께할 곳으로 인도하시고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네가 걸어가는 길들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가정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달으며 날마다 감사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세현아^^*
이제 자대에 들어가면 당분간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을거야.
그러나 힘든 훈련의 기간들을 견딘 네가 여전히 잘 견디며 전우들과도 잘 어울려서 어려움없이 적응할 줄 믿는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가족처럼 그런 관계들이 아님을 네가 먼저 알테고 더불어 살아야하는 고달픔과 애로사항들도 이미 알고 있음으로 그또한 잘 감당할 것이라 믿는단다.
보고싶은 아들 세현아^^*
자대에 가면 언제 면회가 되는지 알아봐라.
엄마는 요즘 네가 참 많이 보고싶단다.
얼마나 든든해졌으며 얼마나 자랑스러워졌을까.
어린아이처럼 유약하고 마음이 쓰이던 네가 이젠 어엿한 청년의 모습으로 변했을텐데 그 모습은 얼마나 멋질까?
언제쯤이면 너에 대한 내 마음이 강하여져서 눈물없이 기도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아들 세현아^^*
평택에 있는 부대, 미군들이 주둔하는 부대,
그곳에서 네 젊음이 도전받을 수 있길 기도한다.
새로운 것으로, 더 멀리, 더 높이 꿈을 꾸고 이상을 키워가길 엄마는 기도할께.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기억하며 범사에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세현이의 삶이 되길 엄마의 기도는 쉬질 않을께.
이제는 우리가 기쁜 낯으로 다시 만난 날을 기다리자.
네 앞날이 형통하길 축복하며 하나님의 지극하심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심이 감사한 날에 샬롬^^* 샬롬^^*
너를 보고파하며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