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독서의 계절

여디디아 2008. 9. 6. 10:08

 

 

지난 월요일,

일찍 퇴근한 남편이 주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금요일에 올라와서 아빠 좀 도와줘"

주현이가 지금 잔다고 내일아침에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양띠모임에(남편의 동갑내기) 참석했다.

가을비가 쉼없이 내리고 양띠 다섯가족이 감자탕에서 돼지등뼈를 꺼내서 먹기 시작하고

이미 남정네들은 참이슬 한순배씩 돌아 불콰한 모습이다.

 

갑자기 핸드폰에서 '방현우'라는 이름이 음악과 함께 울린다.

주현이 친구 현우가 어쩐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으니 주현이가 많이 아파서 병원엘 데려간다고 한다.

조금전에도 통화를 했는데 갑자기, 왠??

한참을 지난후에 이번엔 '채종현'이란 이름이 뜬다.

대학병원 응급실인데 지금 오실 수 있으시냐고..

모처럼 붉어진 남편은 운전이 불가,

밤운전이 서툰데다가 비까지 내리니 자신이 없다.

종현이에게 내일가겠다고 전화를 끊었고 그 밤에 우린 몇번의 통활 했다.

 

9월17일에 휴가올 세현이를 위해 미룬 휴가를 하루 꺼내어 화요일 새벽 4시30분에 대전으로 향했다.

을지대학병원에 들어서니 현우와 종현이가 꾀죄죄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링거를 꽂은채 나를 느낀 주현이가 얼굴을 돌린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외면했다.

 

잠을 자지 못하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수면유도제로 잠을 청했다고 한다. 여름내내..

월요일 밤에 복통과 어지러움, 그리고 비오듯이 흘러내린 땀으로 이불과 침대시트는 물론이고

매트리스까지 흠뻑 젖었다고 한다.

마침 현우와 종현이가 주현이 자취방엘 들렀고 주현이를 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수속을 마치고 서울로 데려와 동부제일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다행히 별이상이 없어서 사흘의 휴가가 끝난 다음날, 어제 퇴원을 했다.

실연으로 인하여 마음을 잃어버려서 여름내내 지독한 사랑휴우증을 겪었나 보다.

병원에서 둘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울었다.

바가지의 눈물을 쏟으며 서로 마음을 열어 놓았으니 이젠 일어서리라.

엄마와 아들이 함께 울고 난 후 다 큰 아들을 껴안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참, 병원공원에서 책을 읽으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 귀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조창인님의 '등대지기'를 읽으신다며 내가 읽는 책은 무엇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예수 믿으세요?' 조심스레 여쭈니 그렇다고 하신다.

이용규 선교사님의 '더 내려놓음'이란 책이라고 했더니 병원에서도 빌려주느냐고..

병원에서 매일 한권씩 책을 빌려다 읽으신다는 할머님,

독서의 계절에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 생각하며

자신을 다시금 다잡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을이다.

컴을 쉬게 하고 책과 가까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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