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아^^*
사흘을 쉬고 출근한 새해 아침,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는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다.
10년이상을 매일 만나던 얼굴들, 오가던 길들, 길들 위에 세워진 건물들,
2007년에 놓였던 책상과 의자, 만졌던 펜과 사용했던 전화기와 팩스.
조금도 다르지 않은 그 자리에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리에 앉았다.
주현아,
드러나는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 보여지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오늘아침에 느끼는 첫 느낌이다.
내 마음은 이렇게 새로운데, 내 결심은 이렇게 견고한데, 내 다짐은 이렇듯 엄숙한데
겉으로 드러나는 나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겉모습 역시 지난해와 같지만 그들 마음속에 새롭게 자리한 모든 결심과 다짐 또한 내 눈에는 보이지 않듯이 말이다.
사랑하는 주현아,
새해 첫 편지를 네게 쓰는구나.
새해에 너의 결심과 새로운 각오는 무엇일까.
군대를 제대하고 일년간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맞이한 새해는 네게도 분명 의미가 새로울테고 각오가 단단할거라 믿어지는구나.
네가 어떤 결심을 했던지, 어떤 각오를 했던지, 어떤 목표를 설정했던지,
한번에 이루려는 욕심보다는 차근차근히, 묵묵히 이루어가는 날들이길 바랜다.
주현아^^*
지난 1년간 혼자서 살림하느라 공부하느라 애썼구나.
지금의 너를 위해서 하나님은 네게 훈련의 기간을 허락하신것 같아.
엄마가 직장에 다님으로 방학이면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설겆이를 한 너의 모든 손짓들이 오늘을 위함이었구나 싶어진다.
요셉이 형들에게 팔려 애굽으로 갔을 때, 미리 계획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었던 것처럼 너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어릴적부터 훈련의 기간을 삼게 하신것 같구나.
자취하면서 한끼도 걸르지 않고 밥을 하여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모습, 물론 엄마의 사정을 여전히 외면한채로(?) 친구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거침없이 요구한 너, 친구들을 가족으로 여기는 너의 헤픈 마음씨는 어렸을적 부터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이기도 하지.
주현아,
이젠 3학년이 되는구나.
네 자신에 대해서 더욱 가치를 부여할 시간들이다.
지금까지의 대학생활이 즐거움의 시간들이었으면 이제부턴 나은 내일을 위한 담금질의 시간들이 되어야 할테지?
지난 여름에 나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자신을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 내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없다'는 것 말이야.
엄마의 말에 쉽게 동감하며 스스로를 좋은 상품으로 만들어야겠다던 네 말을 기억한다.
감사하게도 2학기에 좋은 성적을 올린 너를 보며 약속을 지키려는 너의 의지를 알 수 있어서 나는 기분이 좋았단다.
사랑하는 주현아!
시작은 늘 우리를 설레이게 하는 거야.
새로운 시작은 우리를 어떤 모습으로 어떤 자리에 갖다 놓을지 모른다.
내 삶의 모습들이 결국엔 내 자리를 제공할 것이고 내 모습을 보여줄거야.
날다마 기도하며 하나님앞에 겸손하며 이웃을 향한 마음이 펼쳐지고 자신의 내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전진하는 주현이가 되기를 기도할께.
학교생활도 최선을 다함으로 좋은 친구들을 얻으며, 너 또한 좋은 친구의 모습이 되기를 바래.
'오늘의 막차는 내일의 첫차 보다 빠르다'는 네 싸이에 써진 글귀처럼,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알뜰하게 살아내는 귀한 아들이길 믿는다.
사랑하는 주현아,
추운 날씨라고 젊음까지 웅크리지 말고, 마음까지 채우진 말도록 하자.
무한한 네 젊음의 날들에 끝없는 도전이 있길 바래마.
우린 알고 있지?
길고 긴 추위와 쌓인 눈 속에서도 봄은 어딘가에 숨어 있음을 말이야.
사랑하는 주현아,
네가 내곁에 있음이 감사하고, 너를 내게로 보내신 하나님께 감사한 아침이다.
오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새로운 마음들을 잘 관리하여 훗날에 잘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자구나.
오늘따라 유난히 네가 보고싶다.
사랑해^^*
아직도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하는 여자임을 강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