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아!!
2년전 이맘때, 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 컴퓨터앞에서 밤을 지새웠지?
잠자지 않고 뭐하느냐는 내 말에 잠이 오질 않아서 미치겠다고 했고 말이다.
군대갈 날을 일주일 남겨놓은 네 심정이 어떤가 싶어 엄마는 괜히 미안해 졌고 말이야.
군대가기전, 가족이 노래방에 가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던 거,
세현이가 이등병의 편지를 부를때 눈물이 났던거..
충혈된 눈에서 금세라도 굵은 눈물방울이 툭 떨어질 것 같던 입영장에서의 너의 모습,
붉은 눈망울로 나를 안으며 '잘 다녀올께'라고 말하던 네 모습이 몇날 며칠을 내 눈에 밟히게 했고
처음 네 편지를 받은 날, 오후내내 편지가 보고파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던 날도 기억이 되는구나.
엄마 목소리 듣고 싶어서 훈련소에서 아프다는 핑게로 병원에 가서 선임들이나 상사들 몰래 살짝 전화를 걸어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려주었던 너의 비에 젖은 목소리,
처음 자대에 배치받던 날, 비로소 군대라는 사실과 혼자라는 사실, 부대원중에서 막내라는 힘없는 사실이 깨달아졌을때, 여전히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울었던 너 때문에 나는 며칠을 울었었기도 했었는데..
백일휴가를 마치고 부대앞에서 들어가기 싫어서 미적거리던 너를 생각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내 모습도 기억한다.
세월은 정말 저 혼자 흐른것이 아니었음을 감사한다.
그런 유약한 너를 강한 남자로 만들었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생존경쟁의 치열함을 깨달으며 거기서 살아남는 방법도 터득했을 너를 보며 세월이 가르친 것이 참으로 크다는 것도 깨닫는다.
주현아!!
제대 6일을 남겨놓은 날,
하루가 천년같다는 네 말과 함께 내게는 하루가 일년쯤으로 여겨진다.
유난히 3월이 지루한 이유는 너의 제대를 기다리는 마음이겠지?
이제 주일이 지나면 금방 너의 환한 모습을 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 난 설레이는구나.
내 아들이 대한민국의 국방의 의무를 잘 감당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에 흥분이 된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동안 고생이 많았구나.
이제 복학하여서 공부에도 전념하여 네 비전을 이루어가길 바랜다.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며, 채움보다는 나눔을 실천하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귀한 아들이 되길 바랜다.
2년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새봄처럼 또다른 출발을 시작하는 네 앞길을 여전하신 하나님이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3월 21일을 기다리며..
네가 보고픈 날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