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김유정문학촌

여디디아 2007. 9. 11. 11:54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만치 나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건 당연한 이치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유독 나 혼자만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집에서 살림을 하는 전업주부보다는 자신의 일을 가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자들이 많다.

전문직이든 일용직이든, 어쩌면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어쩔수 없는 생활 때문에 밀려져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도 적지는 않을 터이다.

내 적성을 따지기 전에 내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오늘도 씩씩한 모습으로 각자의 직장으로 출근한 여자들이여.. 화이팅^^*

 

갖가지의 들꽃이 이쁘게 피고 논밭에 오곡이 날마다 무거워지고 색이 선명해지는 가을, 격주로 찾아드는 토요일이 반갑기만 하다.

덩그랗게 주어진 하루를 그냥 보내기엔 시간이 아깝고 아름다운 계절이 아깝고 화창한 날씨또한 미안하기만 하여 중등부 교사들 몇명이 뭉쳤다.

김미정집사만 빼고 모두들 직장생활하느라 힘들고 지친 모습들이지만 모처럼의 여행은 우리를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토요일아침, 아오리색의 마티즈를 타고 네 여자는 춘천으로 향했다.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드라이브로 자주 가기도 하는 곳 춘천,

친정엘 가면서도 지나고 주현이 면회를 가면서도 스치던 곳,

스치면서도 마음자락에 고이 담아두었던 김유정문학촌.

강원대 신방과에 재학중인 정희가 춘천에서 우리를 맞아 가이드겸 사진사 노릇으로 수고해 주었다. 감사^^*

 

몇년전만해도 신남역이라 불렸던 역은 김유정역으로 이름을 바꾸어 김유정에 대한 춘천시의 성의를 엿볼 수가 있다. 작고 아담한 역을 보며 다음번엔 우리도 기차를 타고 오자고.. 기약없는 약속을 해본다.

 

마침 인천에 있는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견학을 와 같이 김유정선생에 대한 설명을 듣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삼천석지기의 부농에서 태어난 김유정은 이곳에서 꿈을 키우고 소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가 쓴 소설의 무대가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금병산을 배경으로 하였다고 하니 그의 애향심이 얼마나 애틋했던가를 생각하게 한다.

소설이 쓰여진 배경을 일일이 찾아볼 수는 없어서 금병산 입구에만 가고 나머지는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다.

김유정이 자랐던 집은 부잣집답게 연못이 있고 정자가 있고 사랑채가 따로 지어져 있다. ㅁ자의 집 구도는 비가 내려도 비를 맞지 않을만치 섬세하고 정교하다.

마당 한구석에 굴뚝이 얕으막한 것이 눈에 띈다.

가난한 소작인들에게 연기를 피워올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 굴뚝을 마당에 설치하고 낮게 만들었다고 한다. 

참나무를 태우면 연기가 높게 오르지 않아 참나무로 밥을 하고 연기를 보이지 않음으로 가난한 소작인의 배고픔을 배려했다고 한다. 

 

김유정문학촌엔 김유정의 작품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그의 절친한 친구 안회남이 선생의 유품을 가지고 있었는데 불이나서 모두 타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문학관이라 하지 않고 문학촌이라고 한다나..

선생이 평소에 귀하게 여겼던 '겸허(謙虛)'라는 글귀가 문학관 여기저기에 걸려 있다. 겸허하게 살고자 했던 선생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또한 김유정은 박록주란 기생에게 마음을 쏟고 있었다고 한다.

박록주는 선생의 마음을 끝내 받아 들이지 않아 선생으로 하여금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하게 한다.

 

29세의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숨진 김유정선생,

부유했던 어린시절과 사랑으로 아파했던 청년의 시절,

그가 남긴 작품들은 아직도 살아 있어 우리네 가슴을 설레이게 하고

자취만이라도 기억하고자 오늘도 후학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알기나 할까?

 

전시관에는 봄봄과 동백꽃, 기생 박록주의 사진과 김유정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있다. 

한들거리는 버드나무와 살랑이는  버드나무를 비춰주는 작은 연못, 연못위에 소담한 정자가 깊어가는 가을을 고요하고 겸허하게 비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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