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미당시문학관

여디디아 2007. 8. 8. 14:26

담양의 대나무숲을 돌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즐비한 길을 지나고 나니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초록이슬님이 가르쳐 준대로 바다가 있다는 고창을 향하여 차를 몰았다.

고창으로 가는 길에 선운사라는 절이 보여 무조건 선운사로 향했다.

동백꽃이 핏빛으로 물든다는 곳, 눈물처럼 뚝뚝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라는 노래가사를 생각하며 선운사로 가는 길에 눈이 번쩍 뜨이는 글귀를 만났다.

미당시문학관...

이게 왠일인가 싶어서 눈을 비비며 확인을 해도 맞다. 횡재했다!!

고창이라는 이정표위로 보이는 하늘엔 땅에 떨어져 널브러진 감홍시같은 해가 피곤한 듯이 매달려있고 바다는 아직 먼곳에 있는듯 하고,...

일단은 동백꽃이 우거진 선운사로 향하여 돌진,

입구에서부터 절이라는 모습보다는 놀이시설을 방불케할 만치 북적거리고 있다.

고창의 명물인 복분자를  엑기스로 팔고, 술로 팔고... 1m 간격으로 믹서기까지 놓은채 아줌마들이 복분자를 갈아서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선운사 입구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공사가 한창인 곳엔 무엇을 지으려는지.

주위를 둘러싼 동백나무들이 잘 다듬어져 있지만 때가 때인만치 핏빛같은 동백꽃은 볼 수가 없고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도 볼 수가 없다.

사진 몇장을 찍은채로 미당시문학관을 향하여 달린다.

사랑하는 님을 만나러 가는 심정이 된채 두근거리는 가슴과 설레이는 마음이 나를 들뜨게 한다.

곁에 앉은 신랑의 한마디..

'그럼 그렇지, 당신이 가는 곳이 문학여행이지, 그냥 지나칠리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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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를 뒤로 하고 찾아간 미당문학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서정주님은 태어나셨구나..

고창의 복분자와 선운사의 동백꽃과 아름다운 자연이 축복이듯이 감싸 안아지는 곳..

문학관은 얼마전 신문에서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미당 서정주님을 기리는 마음은 충분히 담겨져 있었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문학관을 나와 생가를 방문했다.

전형적인 한국의 옛집이지만 이곳에서 큰 스승이 태어나고 자라고 꿈을 꾸었으리란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결코 부농은 아니었을 것 같지만 어린소년이 꿈을 꾸고 이루기엔 조금도 소홀함이 없는 집, 여기서 파란하늘을 바라보며 푸르른 날을 쓰셨을테고, 마당귀퉁이에 심겨진 국화를 바라보며 국화옆에서를 쓰셨으리라.

문학관안에는 서정주님의 시가 곳곳에 걸려있고 강의실이 두개가 있었다.

생전의 모습이 생생한 사진이 드물게 걸려있어 오는 이들을 맞아주시는 듯 하다.

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맞은편의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고 무언가가 눈길을 잡고 있음을 느꼈다. 커다란 기와지붕위에 하얀 국화꽃이 듬성듬성 그려져 있다.

마치 방금 피어난 국화꽃처럼 말이다. 

'어머나 세상에, 지붕에 웬 국화꽃이 그려져 있지?'

깜짝 놀란 다음에 바로 온 깨달음..  

이 곳의 모든 사람들이 서정주님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국화옆에서를 사랑하며, 미당 서정주님을 내내 그리워하는구나...

내마음에서 싸아한 무언가가 눈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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