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테크...
레이저프린터에 들어가는 토너와 카트리지를 리필하는 회사,
12월 28일이면 이곳에 출근한지 14년이다.
그동안 나를 밀어내려 하다가 스스로 밀려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들과 단합해 나를 미워하던 이들이 어느순간 내게는 꼼짝도 못하는 신세가
되기도 하여 아직까지 내 눈치를 보는 사람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는데 그들에게 난 어떤 이미지로 남았을지..
언제나 당당하고 정의로운 모습으로 서 있기를 원했고
진실한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기를 원했지만
나의 언행이 어떠했는지는.. 그들만이 알고있다.
12년을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나를 라이벌로 여기며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하여 난 무던히도 참고 또 참는다.
가끔 속엣것들을 토해내고 따지고도 싶지만
남편이 남자의 입장을 설명하고 직장안에서 얼굴을 붉히기가 싫다는 이유로
참고 또 참으면서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또 문제를 만들었다.
어제 작업중 드럼이 문제라고 생산직원이 나에게 말을 했고
전수검사를 하던 나는 불량이 많은 이유를 알아야겠기에
드럼을 생산하는 백산OPC에 연락을 했다.
오늘오후에 백산에서 박윤식과장님이 대체품 200개를 가지고 오셨다.
불량을 살피던중, 드럼에서 문제가 아니라 조립과정에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고 급기야 나를 괴롭히던 사람이 인상을 쓴다.
박과장이 나에게만 설명을 했다는 것,
모든 이유를 내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인상을 쓰면서 불량원인을 알았으니 그만 가보시라고
내쫓다시피 한다.
백산의 박과장님이 사태를 눈치채고 급히 자리를 챙겨 나가고
금새 회사안은 눈이 내리던 바깥보다 더욱 싸늘한 기운이 번진다.
'이유도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부르면 우리가 뭐가 됩니까?'..란다.
어이가 없다.
어제 분명 드럼이 불량이라고 했고, 내가 전화를 한것까지 알면서..
또한 불량제품이 수북히 쌓여있음을 알면서도...
물론 우리의 실수일 수도 있고
드럼회사의 실수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멀리서 오신 손님에게 가라고 할 수가 있을까.
늘 이런 식으로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이 사람..
어디까지를 받아들이고, 어디까지를 참아야 하는지..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과 일하고 싶다.
스트레스 왕창 받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