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포의 기억 - 중에서
문정희(1947~ )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다가 뿌리뽑혀 밀려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 때문이었다
뻘밭에 위험을 무릅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숨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성자처럼 뻘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건너다 보이는 고천바위를 한숨으로,
그리움으로, 자식을 향한 지순한
보고픔으로 오늘을 맞이하는 어머니,
새악시처럼 곱던 얼굴엔 헤아릴 수 없는 주름이 가득하고
주름패인 굽이마다 삶의 지단한 고난들이 묻어있는 어머니.
어머니가 나를 데려간 무지방골의 그 산에서 우리엄만
내게 무엇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을까?
철마다 피고지는 꽃들의 아름다움과 각양의 빛으로 뿜어내는 들풀들의 살아있음과
나보다 훨씬 웃자란 나무들의 모습들로 하여금 세상은, 삶이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누구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향기로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또한 각인시키기
위함이었을텐데.
휘청거리는 삶의 무게들을 뒤로한채로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빛난다는 사실을 먼저 가르쳐준,
팔순의 문턱에 서 계신 어머니,
당신으로 하여금 유월의 땡볕까지도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효녀 진옥이의 한마디!!)
문정희(1947~ )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소금기 많은 푸른 물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다가 뿌리뽑혀 밀려나간 후
꿈틀거리는 검은 뻘밭 때문이었다
뻘밭에 위험을 무릅쓰고 퍼덕거리는 것들
숨쉬고 사는 것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먹이를 건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왜 무릎을 꺾는 것일까
깊게 허리를 굽혀야만 할까
생명이 사는 곳은 왜 저토록 쓸쓸한 맨살일까
일찍이 어머니가 나를 바다에 데려간 것은
저 무위한 해조음을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물 위에 집을 짓는 새들과
각혈하듯 노을을 내뿜는 포구를 배경으로
성자처럼 뻘밭에 고개를 숙이고
먹이를 건지는
슬프고 경건한 손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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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건너다 보이는 고천바위를 한숨으로,
그리움으로, 자식을 향한 지순한
보고픔으로 오늘을 맞이하는 어머니,
새악시처럼 곱던 얼굴엔 헤아릴 수 없는 주름이 가득하고
주름패인 굽이마다 삶의 지단한 고난들이 묻어있는 어머니.
어머니가 나를 데려간 무지방골의 그 산에서 우리엄만
내게 무엇을 심어주기 위해서였을까?
철마다 피고지는 꽃들의 아름다움과 각양의 빛으로 뿜어내는 들풀들의 살아있음과
나보다 훨씬 웃자란 나무들의 모습들로 하여금 세상은, 삶이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으로.
누구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향기로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또한 각인시키기
위함이었을텐데.
휘청거리는 삶의 무게들을 뒤로한채로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빛난다는 사실을 먼저 가르쳐준,
팔순의 문턱에 서 계신 어머니,
당신으로 하여금 유월의 땡볕까지도 감사할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효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喜)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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