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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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디디아 2005. 3. 12. 05:28
고 인 돌


염 창 권 (1960~ )


죽음이 너무나 가벼워서

날아가지 않게 하려고 돌로 눌러 두었다

그의 귀가 너무 밝아

들억새 서걱이는 소리까지

뼈에 사무칠 것이므로

편안한 잠이 들도록

돌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대 기다리며

천년을 견딜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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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몇년새에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세번이나 보았다.
푸르던 20대 청년의 죽음,
같이 늙어가던 모습을 확인하던 40대의 친구,
지루한 인생이 하찮게 여겨져 어버이 날
제초제를 마시고 숨진 아저씨.
어느 한 사람도 아쉽지 않은 사람이 없고
누구도 슬프지 않은 사람 없었으니.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너무 오래 매달리지도 마라'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엔 죽음에 대한
분명한 답을 써 놓았었는데..
그들의 죽음위에
고인돌 이불을 덮어주면,
하마 그들은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까.
그렇게 천년을 기다리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봐 줄 수 있을까?
지켜보는 그들보다 그들로 인해
날마다 절여진 배추같은 가슴을 품고사는
사람들은 어떤 이불을 덮어야 편안한 잠이 들 수 있을까?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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