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나 무
이 재 무(1958~ )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
감나무,
서울과 경기도엔 감나무 구경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기온이 낮은 탓에 감이 되질 않는단다.
이른새벽,
아침상을 준비하기 위하여 엄마는 어둠보다 빨리
잠에서 깨어나 우물가로 낯익은 걸음을 옮기실 때
보이지 않는 우물속의 물을 달님이 비춰줄때,
두레박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하얀 감꽃이 조르르 떨어지고,
굵은 감들이 투두둑 떨어지고
붉은 눈물같은 홍시가 몸을 던질때,
두 눈을 비비고 누구보다 먼저 우물가로 뛰어다닌
부지런함 때문에,
감꽃 목걸이가 목에 감겼고
장독대에서 떫은 감들이 흰 거품을 쏟으며
삭아지기도 했던 그때..
그때도 감나무는 소식이 그리워
담장너머에서부터 떨어졌을까.
아니, 이른새벽을 깨우는 소녀의
바지런함을 축복하기 위해서였을거야.
우물가에 선 규삼이네 찰감나무와
뒷집 숙이네의 납짝 감나무의 안부가
몹시도 그리운 가을밤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이 재 무(1958~ )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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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서울과 경기도엔 감나무 구경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기온이 낮은 탓에 감이 되질 않는단다.
이른새벽,
아침상을 준비하기 위하여 엄마는 어둠보다 빨리
잠에서 깨어나 우물가로 낯익은 걸음을 옮기실 때
보이지 않는 우물속의 물을 달님이 비춰줄때,
두레박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하얀 감꽃이 조르르 떨어지고,
굵은 감들이 투두둑 떨어지고
붉은 눈물같은 홍시가 몸을 던질때,
두 눈을 비비고 누구보다 먼저 우물가로 뛰어다닌
부지런함 때문에,
감꽃 목걸이가 목에 감겼고
장독대에서 떫은 감들이 흰 거품을 쏟으며
삭아지기도 했던 그때..
그때도 감나무는 소식이 그리워
담장너머에서부터 떨어졌을까.
아니, 이른새벽을 깨우는 소녀의
바지런함을 축복하기 위해서였을거야.
우물가에 선 규삼이네 찰감나무와
뒷집 숙이네의 납짝 감나무의 안부가
몹시도 그리운 가을밤이다.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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