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에게

소포를 보내며..

여디디아 2006. 6. 7. 11:27
 

사랑하는 주현아!!


유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눈이 닿는 곳마다 빨간 장미가 어여쁘게 피어 있다.

밤꽃도 노르스름하게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계절..

어쩐지 유월은 점심식사후의 나른한 졸음같이 졸리운 느낌이 드는구나.

주현아!!

어떻게 지내고 있니?

면회도 맘대로 되질 않고, 한번 나서기도 쉽지 않고..

그렇게 답답한 날이다.

나도 목이 많이 좋질 않아서 계속하여 병원에 다니고 있단다.

지금 마석에 가서 과자도 사고 병원엘 들렀더니 아무래도 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는구나.

다음 월요일에 예약했으니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진료 후에 결정을 할 것 같다.

목이 답답하고 말하기가 힘이 든다.

병원에선 무조건 말하지 말고 쉬어라고 하는데 그또한 쉽지가 않은 일이다.

내년에 너도 복학해야 하고, 방도 구해야 하고, 세현이 등록금과 너 등록금까지 합치면 2천만원은 준비가 되어야 하거든.

올해부터 다시 적금을 시작했는데 지금 그만둘 수도 없는 입장이잖아.

아빠도 조금씩 좋아지간 하지만, 아직은 내 수고가 필요하거든.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좋아져서 감사할 밖에.

주현아,

늙는다는거, 참 쉬운 것 같으네.

몸이 예전같지  않고 쉬 피곤해지고 귀찮아지거든.

이번 주말엔 외할머니한테 가 볼 참이야. 아빠랑 .

외할머니가 혼자 계셔서 우울증에다 영양실조까지 겹쳤다는구나.

밥은 드시지 않고 약만 드시니 헛것이 보이고, 헛소리 한번 했다고 지난번 난리를 쳤나봐.

딸이 된 입장에서 속이 상하고.. 그렇다.

다음휴가땐 너도 외할머니 한번 뵈었으면 좋겠구나. 꼭..

주현아!

책과 사진만 보내려니 어쩐지 허전하여 과자를 샀다.

네가 좋아할 것 같은 걸로 골랐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의무실에 있는 환우들과 나누어 먹고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 보내었음 좋겠다.

우리엄마가 보냈다고, 같이 나누라고 했다고 자랑좀 해라.zz

요즘 기도 많이 하고 성경도 열심히 묵상하고 있지?

한순간의 도피나 기대가 아니라 전심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네가 되길 엄마는 늘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이 중요하니 건강에 유의하도록 하고,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잊지 말고 후임들에게도 깊은 사랑으로 대해라. 그것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일임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아들아!!

철 많이 들고, 열심히 생활하기를 기도할게 .  잘지내라.  받으면 전화해.  유월칠일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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