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주현!!
小菊의 계절이다.
너 기억하니?
이맘때쯤 엄마가 보라색으로, 노란색으로, 어느 땐 백색으로, 어느 날엔 자주색으로 소국을 한 묶음씩 사다가 꽂아두는 것 말이야. 식탁위에도, 네 침대 머리맡에도, 책상위에도, 베란다에도, 화장실에까지 컵 가득히 맑은 물을 붓고 한두송이씩의 소국을 꽂아둔거 말이다.
엄마 때문에 밥 먹을때마다 고생이다라고 말하는 이모에게 ‘맞어’라며 찡긋하게 눈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나를 툭툭 가르키던 네모습이 오늘아침 보랏빛 소국의 꽃만큼이나 그립고 보고싶어지는구나.
어제는 회사에서 행사가 있었다.
공장을 건축하여 손님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기도 했었단다.
아침부터 화원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인해 목이 아플 정도였다.
위치를 설명하느라.. 기어히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현수막 한 장을 더 부탁했다.
‘레이저테크 신축사옥 준공.. 좌측으로..’라고 쓴 채로.. 공장 신축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아빠가 현수막 석 장을 해주셨단다. 이쁘게..
늦은 시각끼지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더구나.
그만치 보람도 느끼고.. 주현아!! 오늘아침 뉴스를 보면서 깜짝 놀랐단다.
강원 영동지방에 지난밤에 폭우가 쏟아졌다는 소리를 폭설로 받아들였지 뭐냐.
‘어머 우리주현이 어떡해’라고 놀라서 소리를 지르니 머리를 감던 세현이가 깜짝 놀라서 되묻더구나.
눈이 많이 와서 형이 눈 치워야 하는데 어쩌니..라고 했다.
정신을 다잡으니 폭설이 아니라 폭우였다. 한숨을 쉬었지만 은근히 다가올 겨울이 걱정이구나. 양구엔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린다는데...
주현아!!
어제 힘없는 네 목소리를 들으니 엄마가 마음이 아프더라.
젊기에 겪어야 하는 아픔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겪어야 하는 아픔이 아닐까?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욱 성숙해지고 어른스러워진단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니 만치 또한 어려워도 잘 이겨내었으면 좋겠구나.
군대에서 많은 생각을 배우고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구나 싶어서 한편 든든하기도 하단다. 유난히 정이 많아서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네 따뜻한 마음을 내가 알고 있지.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기분에서 쉽게 감정을 다스리지 못함도 알고 있다.(물론 이건 순전이 내 성격탓이지만..ㅋ)
군 생활을 통해서 네가 가진 단점들을 점검하고 장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랜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바로 알고 전심으로 섬기며 인격적으로 모든 삶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길 엄마는 기도한단다.
주현아!!
가을이어서인지, 교회에 행사가 많더라. 특히 청년부에서 말이다.
동봉하는 소라 사진말이다. 청년부에서 제작하여(박상용) 전단지를 만들어 4000장은 신문으로 배포하고 4000장은 마석에서 구리까지 청년들이 게시판과 벽보에 다 붙여 놓았단다.
대형 현수막으로 교회 벽에다 걸어놓고 말이다.
아빠는 소라에게 악수하고 싸인까지 받는다고 하더니 악수만 했다더라.ㅋㅋ
우리는 소라에게 모델비를 지급하라고 청년부에다 말하고 청년부에선 소라에게 모델료를 내놓으라고 하고.. 결국 소라가 떡을 해서 청년부에 돌렸다더라.ㅋㅋ
현수막과 전단지는 모두 아빠가 만들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 너도 전역해서 청년부를 이끌고 나갈 날을 설레움으로 기다린다. 속히 그 날이 오기를..
날씨가 추워진다. 추우나 더우나 오로지 네 걱정이다. 이게 엄마마음인게로구나..싶으네.
세현인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마. 지난주 토요일과 주일에 중앙대에서 논술과 면접을 봤단다. 책을 읽지 않는 세현이 논술을 망쳤대. 면접은 자신이 있는 것 같은데.. 잘되었으면 싶은데..기도바람.
건강하기를 기도하며..하루도 빠짐없이 널 위해 기도한다.
샬롬!!
2005년 10월 19일 수요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