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날
양애경(1956~)
장미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지 위에
솜털 같은 가시들을 세우고
기껏 장갑 위 손목을 긁거나
양말에 보푸라기를 일으키거나 하면서
난 내 자신쯤은 충분히 보호할 수 있어요
라고 도도하게 말하는
장미의 기분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가위에 잘려 무더기로 쓰러진 장미꽃들과 함께
축축한 바닥에 넘어졌다.
------------------------------------------------------
23년전, 안국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길에 있던 수도통합병원.
활활 타오르듯이 줄장미가 유월을 타넘어가고, 붉은 빛에 눈부셔 바라볼 수 조차 없는 희열을 느끼는데, 보초를 서는 헌병들은 어느 하루도 예외없이 표정없는 모습으로 경직된 자세로 유월의 장미조차 무심하게 지키던 길들.. 그립다.
표정없는 헌병들, 열정적으로 피어나던 유월의 장미꽃,
친구와 걸으며 먹어대던 빛나바, 부라보콘..각각의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앗,
장미가 피는 계절이 유월임을 그때 알았던 것 같은데..
어쩌자고 이 신문은 하루를 묵은 날 내 눈에 띄었을까.
시를 읽던 어제, 빨간 장미꽃 바구니를 받았습니다.
아!! 이 정도면 세상, 살맛 나는것 아닌가요?
꽃바구니속의 장미가 시들고, 수도병원의 줄장미가 유월의 햇볕에 고개숙일지언정,
나는 축축한 바닥에 넘어지지 않으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양애경(1956~)
장미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지 위에
솜털 같은 가시들을 세우고
기껏 장갑 위 손목을 긁거나
양말에 보푸라기를 일으키거나 하면서
난 내 자신쯤은 충분히 보호할 수 있어요
라고 도도하게 말하는
장미의 기분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가위에 잘려 무더기로 쓰러진 장미꽃들과 함께
축축한 바닥에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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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전, 안국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길에 있던 수도통합병원.
활활 타오르듯이 줄장미가 유월을 타넘어가고, 붉은 빛에 눈부셔 바라볼 수 조차 없는 희열을 느끼는데, 보초를 서는 헌병들은 어느 하루도 예외없이 표정없는 모습으로 경직된 자세로 유월의 장미조차 무심하게 지키던 길들.. 그립다.
표정없는 헌병들, 열정적으로 피어나던 유월의 장미꽃,
친구와 걸으며 먹어대던 빛나바, 부라보콘..각각의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앗,
장미가 피는 계절이 유월임을 그때 알았던 것 같은데..
어쩌자고 이 신문은 하루를 묵은 날 내 눈에 띄었을까.
시를 읽던 어제, 빨간 장미꽃 바구니를 받았습니다.
아!! 이 정도면 세상, 살맛 나는것 아닌가요?
꽃바구니속의 장미가 시들고, 수도병원의 줄장미가 유월의 햇볕에 고개숙일지언정,
나는 축축한 바닥에 넘어지지 않으리라...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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