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도는 자의 노래
신경림(1935~ )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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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면 그러하리라.
무엇인가 미진하여 미직거리고, 무언가를 빠트린 상실감에 온몸이 추워지는것,
어딘가에 부려져 있을것 같은 헐거운 내 삶의 짐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그 무엇,
나또한 저 세상에 두고온 것이었을까..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 가서도 두고온 것들로 인하여 마음아프리라.
사랑하는 이들을 찾아서 구천을 떠돌지나 않을런지..
내가 서 있는 이곳마저 내가 떠도는 작은 공간이라니.
무상하여라.
유월의 찬연한 햇살아래서 서러워라 떠도는 자들은.
(진옥이의 한마디!!)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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