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에서

여디디아 2005. 3. 5. 00:20
장 식 론 (홍윤숙)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한마디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겠는가.

- 유 안 진 시인의 평론 -
김칫거리 무를 고를 때, 생선전에 들를 때마다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장식론'은 이미 우리 고전이다.
고백컨대 언제 어디서나 장식론의 구절이 문득문득 무의식적으로 떠오를만큼 나도 오래전에 젊음을 잃고 만 것이다.
푸른 힘줄이 불거져 지렁이처럼 구불거리고 손등에, 마디마디 튕겨지고 튀어나온 손가락에 누구는 콩알만한 보석 가락지를 끼기도 하고, 우아한 귀부인의 검정 레이스 장갑을 끼기도 하더라만, 평생 방방 뛰며 사는 나 같은 노동자는 그런 장식을 달아주지 못한다. 다만 늘어진 목줄기에 마후라를 감아 싸매어 감출 수 있어, 몹시 추위를 타면서도 오직 그 이유로 겨울이 좋다.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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