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스크랩] 시가 있는 아침

여디디아 2005. 3. 5. 00:21
러시아말을 잘 모르시는 할머니
제 고려말을 모르는 손녀이긴 하나
고려말을 하시는 수밖에

얘, 나자야!
너 저기 건너편을 보느냐?
늙은이가 바로 눈앞에 서 있는데도
못 본 척하고 앉아 있는 저 젊은이들
넌 그런 애는 아니겠지?

그러자 소녀는 펄떡 일어나
멀찍이 가 서서 간다

할머니의 타이름 때문이 아니었다
제 고려말을 하시는 할머니와
한 자리에 앉아 가기 부끄러워서였다

양원식(1932~ ) 할머니와 손녀

알미티에서 비슈케크를 거쳐 사마르칸트로 여행하는 동안 많은 고려인을 만났다.
나와 같은 얼굴 형상을 하고, 같은 언어를 쓰는 수십만명의 사람이
중앙아시아의 도처에서 김치와 된장을 담가 먹으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처음엔 쉬 믿어지지 않았다.
이들 중 다수는 소련이 해체되면서 무국적자가 돼 유랑민의 삶을 산다.
민족국가로 독립할 수도 없고 원적지인 한국이나 북한에서도 그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양원식은 고려인이다.
곽재구(시인)

아침이면 습관처럼 신문을 펼치고, 눈은 이미 '시가 있는 아침'을 찾아나선다.
가끔 가슴이 따뜻할 때도 있고, 뭉클할 때도 있고,
가슴이 미어지도록 울고플때도 있고, 맛난 과자처럼 아껴두고 야금야금 꺼내 먹고플 때도 있고...
오늘은 가슴이 저리는 아픔을 느끼며, 우린 모두가 나그네일텐데...
이 땅은, 지금 나를 받치는 이 땅은 잠시동안 머무를 곳임을 깨달은채,
이웃들이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어슴프레 알게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기대고 부비대고, 보듬어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진옥(느낌을 써 봅니다).
출처 : 그대곁에 오미희(吳美姬)
글쓴이 : 여디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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