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선물'이란 것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하고
황폐할까?
요즘은 마음의 선물은 필요없다고 하던데..
그래서 나도 누군가가 고맙다고 하면
'눈에 보이는 것으로 해줘. 마음의 선물은 필요없어'라고
당당히 외치곤 한다.ㅋㅋ
지난주일, 결혼 22주년이 되던 날..
한번도 기념일이나 생일이나..
이름붙은 날을 pass 하는 일이 없는 남편이 여행을 하자고 했고, 시간을 핑게로 거절하는 내게 필요한 것을 말하라고 했다.
'자기야, 필요한 것이 많은데..
첫째는 장갑이 필요하고, 둘째는 핸드백도 하나 바꾸고 싶고.. 목도리도 하나 있으면 싶고..'.
했더니 남편 왈,
'좋다, 10만원으로 장갑도 사고, 핸드백도 사고, 저녁도 먹자'.
오 마이 갓!!
'장갑은 가죽으로 하고, 핸드백은 준명품 정도로 하고,
저녁은 우아한 곳에서 하고... 좋다!!! '라고 했지요.
오후예배를 마치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우리만의 시간이 주어지고, 혼자남은 세현이가 걸려서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전화했더니 구리에서 알바를 하기로 했다고 거절당하고..
E 마트에서 가장 비싼 장갑 34,500원
역시 가장 비싼 핸드백 44,800원
(다음날 동생에게 45만원 줬다고 하니, 첫마디 4만5천원이구나..
45만원 주고 살 사람이 절대로 아니지...라고)
한정식집에서 우아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그날따라 점퍼도 입지 않고
골덴상의만 입고나간 세현이가 작은 케잌을 들고 왔습니다.
'구리에서 두 시간동안 호프집 전단지 돌렸어.
친구랑 둘이서 돌리고 8000원 받았는데, 지갑에 있던 돈
2500원 보태서 케잌을 샀어요.
결혼기념일 축하합니다~~' 라며
케잌을 내밀었습니다.
'에고 이쁜새끼,
얼어죽을뻔 했겠구나. 다시는 미련스러운 일 하지 마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마나 행복하던지.
'우리세현이가 사준 눈물젖은 케잌 정말 맛있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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