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세현아!!
지금은 영어시험을 치르는 시간이구나.
긴장되고 타들어가는 속, 다행하게 시간이 흘러주어 차라리 고맙다.
시간이 여기쯤에서 정지하지 않고 계속하여 흘러주는 것이 오히려 위안이 되는구나.
점심은 잘 먹었니?
김밥이 식지는 않았을까?
무겁다고 빼놓은 보온물병이 그립지는 않았을까?
다행히 입시한파가 없어서 견딜만 하겠다마는..
조금전 인터넷 뉴스를 보고는 얼마나 놀랐던지.. 나자빠질뻔 했단다.
구리시 토평동에 있는 토평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복통을 일으켰다고..
네가 토평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있는데 말이다.
아침에 먹은 김밥이 체했나.. 싶어서 얼마나 놀랐던지.
아무튼 그 학생도 마지막 시간까지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구나.
신문을 보니 어느 어머닌 교문밖에서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어느 어머닌 눈물을 흘리며 수험생의 뒷모습에 간절한 염원을 보내고 있더구나.
그런데 네 엄마인 나는...
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일하고 있구나.
오늘 결근을 할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 잠시 일었다.
사랑하는 세현아!!
정말 꿈만 같은 세월이구나.
곰지락거리던 네가 어느새 대학입시를 치르다니..
유난히 조용하고 생글거리던 너,
부지런하여 이른아침에 일어나 씽씽을 타고 아파트를 돌던 너,
세발자전거를 타다가 두발 자전거로 바뀌고..
말썽도 피우지 않고 싸움한번 하지 않을만치 온순하던 너,
유치원때, 딱 한번 싸웠구나.
옆통로에 살던 별이와 싸우고 별이의 얼굴에 생채기를 내었을 때,
별이 엄마가 우리집에 와서 따지듯이 내게 이야기 할 때,
별이엄마가 가신후에 잘했다고 칭찬까지 한 나였으니..ㅋㅋ
참, 엄마가 직장다니느라 형과 너만 있는데 너보다 나이가 많은 선욱이가 너를 괴롭혔지.
착하고 얌전하기만 한 네가 당하는걸, 주현이가 어찌 보고만 있었겠니?
주현이가 선욱이를 손봐주고, 선욱이 엄마가 주현이 따귀를 때리고..
퇴근후 분한 마음으로 선욱이 엄마한테 달려가 '왜 남의 집 귀한 아들 따귀때리느냐, 당신아들 귀하면 내 아들도 귀하다'고
어른싸움으로 변한 때가 있었단다.
아이들만 있으니 선욱이 엄마가 우습게 여겼나 보더라.
결국 선욱이 아빠의 사과가 있었고..
정말 그땐 참기 어려웠단다. 죽기살기로 바락바락 따졌단다. 내 성질 알지?ㅋㅋ
세현아!!
초등학교땐 유난히 리코더를 잘 불어 선생님들앞에 불려가고 다른 반에도 시범학생으로 불려다녔었지.
친구들과 다투지도 않고 욕도 하지 않았던 참으로 착하던 너..
운동회때마다 1등을 하던 형과는 대조적으로 넌 늘 4등에서 맴돌아 엄마를 섭섭하게 하더니만
그것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익숙해지더구나.
마석중학교를 두고 간절한 기도를 했음에도 화광중학교로 배치되었던 날,
퉁퉁 부은 얼굴로 현관문을 들어서던 너,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생각과는 너무나 다른 것을 우리그때 경험했지?
화광중학교에서 늘 우등생이었던 것..지금도 감사해.
화광중학교 전체에서 동화고등학교에 8명이 진학했을 때도 너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말이다.
참, 지금 중3 학생들은 원서를 마감했다고 하더구나.
주위에 물어보니 내신이 190점을 넘는 학생이 없더구나.
교회에서도 그렇고 이웃에도 그렇고..
네가 195점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대단했구나.
세현아!!
오늘 수학능력평가를 위해서 기도하는 분들, 너 알지?
엄마는 든든하고 감사한 마음 뿐이구나.
알지도 못하지만 주님안에서 같은 지체라는 이유만으로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하고
오늘도 생각날 때마다 너를 위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분들.
넌 참으로 복이 많은 아들이구나. 그치?
무더기로 받은 이 사랑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고
주안에서 잘 성장하여 하나님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 그 사랑을 갚아갔으면 좋겠구나.
사랑하는 아들 세현아!!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행여 만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격려해 달라는 네 말,
엄마는 안심이 되는구나.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자고 어젯밤 우리 약속했지?
무엇보다 난 네가 있어서 감사하다.
하나님이 내게 참으로 큰 선물을 주셨구나.
주현이와 세현이를 내게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단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영어시험 잘 치르고,
마지막 과학탐구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랜다.
성실하신 하나님께서 끝까지 너를 도우시고 지켜주시리라 확신하며
엄마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께.
사랑해요. 세현씨!!
2005년 11월 23일 오후 3시 5분에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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