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은경이네 꽃...

여디디아 2005. 10. 5. 17:01

 

 

 

 

 

 

 

 

내 친구 이 은 경!!

 

처음 우리가 만난건 26-7년전??

 

서울제일교회 청년부에서 만났다.

 

어눌한 충청도의 아가씨로 왕십리 교회옆에서 지내고 있었고...

 

같이 청년부로, 성가대로, 주일학교 교사로.. 어울리며 지냈다.

 

나보다 한살이 어리지만 맏이로 자란 은경이와 다섯째의 아이로, 병약한 어린시절로 인하여 막내과로 자란 나였기에 오히려 은경이가 언니같았다.

 

어느때는 내가 입는 블라우스를 사입고, 내가 입은 바바리와 똑같은 것으로 입기를 좋아하던 애,

내가 입은 투피스와 똑같은 투피스를 입었던 날, 내가 몹시도 화를 냈었던 기억..

 

어려운 때는 내가 자취하는 집에와서 같이 지내기도 했었고, 어느 날엔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잉크를 쏟아 옷이 온통 푸른 잉크로 물들었을 때는 왕십리에서 삼청동까지 싫은 내색없이 옷을 가지고 왔던 친구, 결혼하는 나를 위하여 선 퍼니처 다니던 은경이는 가짜 청첩장까지 만들어 직원용으로 장롱

과 장식장과 화장대까지, 저렴하게 구입하게 해주었었다.

 

내가 결혼하고 다음해쯤인가,

 

인천 키친아트에 다니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이후로 양구에 있는 시댁에 들어가 살고있다.

 

믿지 않는 남편을 위해 기도하며 동일이와 지혜를 하나님안에서 잘 양육시켜 하나님의 귀한 일군으로 자라 양구에 있는 고대리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지금 은경이는 육군 모부대에 찬모(반찬 간 맞추는 직업)로 나가며 농사를 거들고 있다.

 

한달전 서울에서 시동생이 내려와 양구읍내에 작은 소줏방을 시작했다고 한다.

 

퇴근후 시동생가게에 나가 설거지며 반찬이며.. 늦은 시간까지 일을 거들고 있다.

 

집에서 오이도 재배하고 꽃도 재배하고, 먹을 고추와 벼 농사.. 요일별로 농협에 납품하는 일들이 시간을 다투고 있다.

 

한달전보다 눈에 띄게 야윈 은경이가 걱정이다.

 

몸 좀 생각하고 일을 하라는 나의 간곡한 부탁을 들었을 것이다.

 

나를 위해 감자며, 풋고추에 홍고추, 애기고추와 오이, 그리고 한아름의 꽃을 베어다 준 은경이,

 

덕분에 집안 가득하게 꽃이 놓였고 사무실 책상과 휴식공간에도  꽃을 꽂았다.

 

꽃 이름을 잊어버렸지만 보랏빛의 종이모양의 꽃은 볼 때마다 마음을 맑게 한다.

 

아이보리와 핑크, 해바라기까지 꽂아둔 집에 있는 꽃은 훨씬 이쁘다.

 

사랑하는 내 친구 이 은경.

 

하루빨리 남편의 걸음이 교회로 옮겨지고 고된 일상속에서도 건강한 웃음과 건강한 몸을 잃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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