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에 마음놓고 회사를 잊어버리는 날..
호사스런 자유를 잠으로 때우기엔 아깝고, 그냥 무의미하게 보내기는 더욱 아쉽고..
생각끝에 교회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권순애집사에게 전화를 했다.
언제든지 집사님이 만나자면 달려나간다는 대답에 감사하며, 평내로 마중을 나갔다.
늘 여린 마음과 착한 마음씀씀이, 있는듯 마는듯 봉사하는 권순애집사는 시인으로 등단도 했다.
나이가 어린탓에 동생같은 마음으로 대하고 있고..
둘이서 북한강을 끼고돌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자연을 감상한다.
북한강의 푸른 물빛이며 가을을 기다려 오소소 피어나는 가을 들꽃하며..
아이들의 이야기와 남편의 이야기, 고등부와 중등부의 이야기..
끊어질듯 이어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누비며 작은 갤러리에 들어가 팥빙수를 주문했다.
팔천원이나 하는 팥빙수라 흘리지 않고 살금살금 숟가락을 부딪혀가며 생과일과 곁들이로 나온
과자까지 와사삭 먹어치웠다.
동화속같은 길을 따라 나오며 과꽃앞에서, 서울코스모스앞에서, 키 작은 채송화앞에서 사진도 찍
으며 가을속에 주어진 여름휴가의 시간들을 이쁘게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국장으로 늦은 점심을 나누고 팔월 마지막 날의 뙤약볕을 지나
미용실에서 허옇게 변해가는 머리에 까만 색칠을 했다.
바쁘게 김밥을 말아 남편에게 가서 저녁을 대신하고, 뻣뻣한 남편에게 최대한의 친절로 유혹,
수요예배에 같이 참석하여 예배드리니 살아있음을 느낀다.
'자기야, 자기 수요예배에 나온것 때문에 목사님 기절하시면 어쩌지?'라고 걱정도 하며..푸훗..
예배가 끝나고 체육관으로 가서 게임을 했다.
코치가 지정해준 파트너와 게임을 했는데, 휴가 덕분일까?
충전됨을 일깨우듯이 펄펄 날아오른 이진옥 선수,
게임마다 승리함으로 여름휴가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으니..
이제 1년만 기다리면 또 여름휴가이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일터에서 일하리라.
여름휴가가 끝났다.
새로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