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동시가..

여디디아 2005. 5. 16. 11:39


 

떨어진 단추 하나

 

 

이 준 관

 

 

 

해질 무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떨어진 단추 하나를 보았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이렇게 단추 하나 떨어뜨리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서쪽 하늘에 깜빡, 해를 하나 떨어뜨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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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별 신경을 안쓴 탓으로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데

지난해 여름옷을 한벌 구입했는데..

며칠전 옷을 꺼내보니 소맷자락에 단추 하나씩이

떨어져 나간채 곤색의 실밥만이 지저분하다.

흔한 단추도 아니고..

어디서 구해야 하나..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막막한채로 다시 옷장으로 쑤~~욱 밀어두었는데..

아무래도 구입한 곳에가서 A/S라도 받아야겠다.

 

바쁘다는 이유로 저만치 밀어둔 생활들,

부흥회를 은혜중에 마치고

목감기가 심해서 병원을 오가느라 정신이 없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도 어제 성가대엔

머리만 채우는(?) 수고를 했다.

 

오후예배후에 중등부 교사들이 우리집으로 와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돼지 바베큐를 먹었다.

부감이란 이유로 혼자 감당하겠다고 했는데 부장집사님이 굳이 사양을 하셔서 교회에서 교사 회식비로 나오는 돈으로  대체했지만, 모처럼 선생님들의 이런저런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과일을 한아름 갖고 오신 선생님,

일찍 오셔서 돼지고기를 손으로 뜯으신 선생님들,

설겆이까지 거들어준 선생님,

뒷마무리까지 깨끗하게 처리해준 남편,

먹어도 먹어도 줄지않던 돼지바베큐는 결국 손에 손에 들고 집으로 가셨다.

시간과 물질에 여유가 있어 선생님들을 잘 섬기고 싶은데..

임원들의 수고까지 잘 섬기고 싶은데..

언제쯤 하나님의 일에 모든걸 드리며 기쁨으로 봉사할 수 있을까.

 

스승의 날이라고 빨간 장미 한송이를 들려주던 녀석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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