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M. 쉘돈 지음 ●조항래 옮김 ●신학박사 권성수 추천 作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 며칠간의 무더위는 가을이란 것이 우리들곁으로 끝내 찾아오질 못할것만 같았고 영원히 무더운 여름만이 이어질 것만 같았었는데, 어느새 코스모스가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가을바람에 요염하게 흔들리고 있다. 날마다 높아져가는 하늘,날마다 맑아지는 하늘빛, 그렇게 가을은 여름을 버티는 우리들의 피부속으로 스며들었나 보다. 계절은 이렇듯 어김없이 와야할 때를 알고 물러갈 때를 안다. 하나님의 오묘하심은 자연속에서도 세밀하게 나타내심으로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끌어주신다.
꾸준하게 독서를 하고있다고 자부하는 나는 오늘 좀 솔직해지고 싶다.
1년에 50여권의 책을 읽고 있지만 그중 신앙서적은 10%를 넘기지 못한다. 신앙서적을 의식적으로 멀리하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내가 신앙서적을 멀리하는 이유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들이고, 읽고난후 실행하지 못하는 부담이 가슴에 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을 수밖에(?)없는 이유는 모처럼 목사님의 강권하심(?)이 이유일지도 모르겠고,‘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
가’하는 물음표가 나도 모르게 가슴에서 지워지지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읽기전보다 훨씬 부담스럽고 마음속에 돌덩이를 매단 듯이 무겁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유는 물론 책에 있는 내용처럼 내가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심코 행하던 일들에 스스로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괴롭힌다. 가끔은 예수님이라면 가졌을 마음을 품어보기도 하지만 ‘역시 나는 연약한 인간’이라며 스스로를 포기하고 내 마음데로 판단할 때가 많다.그러나 내 마음속에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되짚어 볼 수 있음이 감사하고 그런 마음을 가짐으로 조금씩 예수님께 다가서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또한 감사한다.
이 책은 미국 레이몬드 제일교회에서 어느 주일아침 예배에서부터 시작된다. 레이몬드에서도 부유층의 사람들과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인 제일교회는 그야말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만치 대단한 교회임을 볼 수가 있다.
헨리 맥스웰목사는 레이몬드 제일교회를 담임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맥스웰목사는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의 성도들에게서도 만족을 느끼고 그들의 신분에 맞는 최고의 설교를 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목회자의 일을 감당하고 있다.
맥스웰 목사를 도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레이첼 윈슬로우, 백만장자의 유산을 상속받은 버지니아, 데일리 뉴스의 신문사 사장인 에드워드 노먼 등...
제일교회는 평화로운 상태에서 예배시간이면 각자의 신분에 맞는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린다. 어쩌면 그들은 일주일에 한번의 예배를 드림으로 스스로 해야할 일을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며(우리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감을 인정하자!) 레이몬드 제일교회 교인들이란 사실에 자부심마져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평화로운 교회에 어느주일아침예배에 비렁뱅이 같은 청년이 침입한다. 청년은 인쇄식자공이었지만 새로나온 주조식자기에 의하여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일자리를 찾기위해 찾아 다녔지만 쉽게 얻질 못한 그는 몸도 마음도 지치고 병이 들어 죽음의 문턱에서 제일교회로 찾아들었다.
청년은 교인들을 향하여 진정한 크리스챤의 모습이 어떤것일까..제시한다. 입으로만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고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보다는 그들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이야기 한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사람들이 행해야 할 일, 즉 ‘순종, 믿음,사랑 그리고 모방’이 있어야 진정으로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일, 우리가 풍부하게 사용하는 물질과 풍요롭게 먹는 음식, 자부심으로 소비하는 생활의 모습들을 과연 ‘예수라면 지금의 우리처럼 하셨을까’라는 물음표를 던진다.
청년의 이 말에 맥스웰 목사는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지금까지 최고의 지식으로, 최상의 설교를 했던 맥스웰 목사는 자신이 설교했던 것들이 정말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밤새 무릎을 꿇어 기도하던 목사는 큰 결단을 한다.
다음주일 예배시간에 맥스웰목사는 자신과 뜻이 맞는 동역자를 찾고 목사님의 예상을 뒤엎고 수백명의 성도들이 목사님과 함께 서약을 함으로 레이몬드 제일교회에서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운동이 시작된다.
헨리 맥스웰 목사와 함께 이 운동에 동참한 성도들은 우선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습을 버린다. 그리고 순수하게 예수님의 입장을 생각하며 예수님의 입장에서 살아가기를 소원한다. 희생과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뉴스 데일리의 노먼 사장은 신문기사에서 건전하지 못하고 사람의 흥미와 재미거리들을 제거하고 일요판을 없애는 등.. 많은 부분에서 희생을 감수한다. 그로인해서 많은 독자들이 구독을 정지시키기도 하지만 노먼 사장은 끝까지 예수님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밀고 나간다. 물론 훗날 뉴스 데일리신문은 더 많은 독자들을 확보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레이첼 윈슬로우는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나님께 찬양으로 사역한다. 최고의 조건으로 불러들이는 오페라단의 유혹을 뿌리친다는 것은 상당한 일이 아닐수 없다. 기회만 주어지면 누구라도 마다않는 스타의 자리를 포기하고 주님의 일에 앞장서는 아름다운 처녀의 숭고한 결심은 상상만으로도 벅찬 기쁨인 것이다.
백만장자의 유산을 물려받은 버지니아는 시궁창같은 곳에서 봉사하며 그곳에서 레이첼과 더불어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발벗고 나섰으며, 아내와 자녀들에게 버림받으면서도 예수라면..이라는 이유하나로 직장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을 고발하고 스스로 고달픈 길을 택한 파워즈씨 등등
이들의 헌신과 달라진 모습들은 미국전역에 서서히 확산되었다.
맥스웰 목사의 친구인 브루스 목사도 나사렛 애비뉴 교회에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고 역시 많은 성도들이 서약을 하고 그 서약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볼수가 있다.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 아닐수 없다.
그럼에도 반드시 우리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는 질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그의 기르시는 양이라고 늘 외친다.
그러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데는 얼마나 더딘지...
레이몬드 제일교회나 애비뉴 나사렛 교회에서 일어난 이 운동을 상상해보라.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를 발견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시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안락한 일상을 벗어던지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그들은 비록 몸이 힘들고 고달프지만 하나님께서 동행하고 계시는 축복을 맛보며 기쁨을 누리고 있다. 성령님의 운행하심을 순간순간 깨닫는 그들의 기쁨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둘째는 동역하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일할 때 힘을 얻는다. 서로를 권면하며 힘을 실어주는 레이첼과 버지니아를 보면 그들의 동역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을 수 있다. 브루스목사와 감독이 겪어내는 동역자의 아름다운 수고는 또한 얼마나 커다란 감사의 조건을 만들어 내는지.
셋째는 나의 신앙을 점검하는 일이다.
40년간의 교회생활이 나의 자랑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 이유는 단 한번도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지금껏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주일이면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찬양으로 봉사하는 것으로 나의 임무가 다했던걸로 생각했던 어리석은 나를 발견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판단하며 결정하는 것, 내 욕심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쏟았던 불평과 불만들...
어쩔수 없이 모든 것이 내 중심으로만 채워졌었음을 또한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책을 덮으며 과연 나는 이 질문에, 이 엄청난 질문에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자문하지 않을수 없다.
어느새 습관처럼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표가 마음속에 자리한다.
이 질문이 내 마음속에 있는 동안은 난 좀 더 겸손하며, 좀 더 온유할 수 있을까?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가을은 책을 읽기에 더할수 없이 좋다.
책을 읽기에도 좋고 여행을 하기에도 좋고, 일을 하기에도 참으로 좋은 계절이다.
타성에 젖은채로 살아온 우리의 시간들을 지금쯤 점검하는 여유도 부려보자.
좋은 책 한 권이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의 나태함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 나와 예수님과의 관게는 어떤 관계인지도 살펴보고, 내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닮은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보자.
혹시 예수님은 저 멀리로 밀어내고 중심에 내가 우뚝하게 버티고 있다면 겸연쩍은 모습으로 나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예수님을 모셔보자.
무엇보다 내 중심적인 思考에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는 성숙함을 배우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들고 펼쳐보자.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이 가을이 다가기전에.
평내교회 이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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