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한 번쯤은 죽음을

여디디아 2005. 2. 22. 10:34
 

한 번쯤은 죽음을

 

 

조  은(1960~          )

 

 

열어놓은 창으로 새들이 들어왔다

 

연인처럼 은밀히 방으로 들어왔다

 

창틀에서 말라가는 새똥을

 

치운 적은 있어도

 

방에서 새가 눈에 띈 건 처음이다

 

나는 해치지도 방해하지도 않을 터이지만

 

새들은 먼지를 달구며

 

불덩이처럼 방 안을 날아다닌다

 

나는 문 손잡이를 잡고 숨죽이고 서서

 

저 지옥의 순간에서 단번에 삶으로 솟구칠

 

비상의 순간을 보고 싶은 뿐이다

 

 

- 중  략 -

 

 

살려는 욕망으로만 날갯짓을 한다면

 

새들은 절대로

 

출구를 찾지 못하리라

 

한 번쯤은 죽음도 생각한다면............

 

------------------------------------- 

열어놓은 창으로 매미가 들어온 지난여름,

투명한 창문을 보지 못한채

이리 쿵!! 저리 쿵!!

온몸으로 유리와 씨름하던 미물,

절대로 출구를 찾지 못한건

매미나 새들만이 아니다.

열린 문으로 발을 들여 놓았지만

출구를 찾지못해 갈팡질팡하는 나는

언제쯤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곳의

門을 찾을 수 있을까.

언제쯤에나 끝없는 욕망에서 나를 놓아주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까.

60kg의 몸무게보다 더 많은

욕심과 욕망의 덩어리,

새듪처럼 훨훨 날아보기 위하여

무거운 짐들부터 내려놓는 연습을 하자.

그리하여..

하나님이 부르시는 어느순간에

한마리 새처럼 비상할 수 있도록..

(진옥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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