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우 산 속

여디디아 2005. 5. 3. 10:36

우 산 속

 

 

문 삼 석

 

 

 

우산 속은

 

엄마 품 속 같아요.

 

 

빗방울들이

 

들어오고 싶어

 

 

두두두두

 

야단이지요.

 

----------------------------------

유난히 비를 좋아하는 나는

우산또한 별나게 고른다.

별나게 고르는 것만이 아니라

우산만은 특별한 이에게서

특별한 선물로 받고 싶어진다.

나를 닮아서일까?

우리집 두 아들들 역시 우산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지난해 여름,

카키색 바탕에 하얀 체크무늬 우산이 택배로 배달되었을 때

재산목록 몇호안에 쏙 들어버린건 당연한 일,

어느날 주현이가 선물로 받아온 우산을 펼친 순간

우산을 바라보던 나는 감짝 놀랐다.

우산속에 파란 하늘이 있고, 하늘가운데로

하얀 뭉게구름이 어그적거리며 하늘을 즐기고 있었다.

얼마후, 세현이 또한 친구로부터 형과 같은 우산을 선물로 받아왔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빌려주지 않은것이 우산이라면 사람들이 웃을까?

지난번엔 누군가 우산을 빌려달라고 하길래

내 것 대신 새 우산 하나를 덥썩 내어주었으니

우산에 대한 내 속내를 알아챘겠을게다.

우리집 베란다엔 커다란 우산 두개가 비를 기다린다.

군대간 주현이의 우산은 당분간 주인을 기다리며

빗금처럼 그어지는 빗줄기를 입을 봉한채

즐기며 있을 것이다.

 

우산을 두드리는 두두두두라는 소리는

빗방울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소린인줄 몰랐는데..

봄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진옥이의 한마디!!)

'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내 사람아  (0) 2005.05.06
동시가 있는 아침  (0) 2005.05.04
예솔아  (0) 2005.05.03
트렁크  (0) 2005.04.21
'봄- 편지'  (0) 200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