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살기

31일 차 (큰지그리오름, 거친오름)

여디디아 2026. 5. 1. 21:34

큰지그리오름

한화리조트에서 오면 입구에 이 모양이 나온다

교래곶자왈에서 오면 이렇게 나온다

 

초록이 이토록 화려한 줄..

 

매트가 깔린 길

 

바농오름 세미오름 우진제비오름 반갑다

 

거친오름

 

 

큰지그리오름

큰지그리오름이 조천에 있는 줄 몰랐다.

교래곶자왈에서 이어진다는 사실에 출발했는데 네비인 김양은 한화리조트에 나를 데려다주었다.

덕분에 돌밭을 걷지 않아도 되었고 한화리조트 근처 고사리밭에서 또~~ 고사리를 수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옛날에 청안이씨들이 처음으로 제주도에 왔을 때, 조카인 진태가 교직원용으로 한화리조트에 숙소를 예약해 준 적이 있었는데,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리조트 앞이 고사리를 채취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신기한 마음에 우리도 참여했고 역시 고사리가 많음을 인정했던 기억이 있어 오름은 잊은 채로 고사리를 찾느라 배낭을 내려놓은 채 헤매었다는 사실이다.

 

1시간 정도 고사리를 꺾다가 정신을 차리고 큰지그리오름을 찾아 올라가니 역시 사람이 없다. 

며칠 전 세현이가 가르쳐준 카카오네비를 켜고 오름을 찾아 걸었다.

큰지그리오름을 오르는 길이 여러 곳이 있어서 길치인 나는 길을 잃기가 쉬울 것 같아 신경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다.

입구를 찾아가니 정상으로 가는 길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하고 명품숲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아무도 없는 숲길이 어쩐지 으스스한 기분이 들지만 숲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마음을 빼앗는다.

정상까지 멀지도 않고 길도 험하지 않아 숲의 향기에 취하고 초록이 언제 이토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는지,

스스로 되묻기도 하면서 다시 올 것 같은 마음도 되짚으며 오르다 보니 정상이다.

전망대에 오르니 익숙한 바농오름, 세미오름, 우진제비오름이 눈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문득 반가움에 손이라도 흔들어주고 싶어진다.

마침 교래곶자왈에서 올라오신 부부가 있어 익숙한 인사를 나누고 어느 오름이 멋진지, 권하며 오름을 서로 나누어 보고 사진도 찍어준다.

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이유로 더 가깝고 친밀하고 친절해지는 것,

사람은 역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거친오름

 

거친 오름주차장을 주문했는데 김 씨 성을 가진 네비가 43 평화공원에 데려다주고 아무리 찾아도 거친오름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질 않고 사람도 보이질 않아 입구로 내려와 물으니 노루생태공원으로 가시란다.

노루와 만나는 곳,  노루생태공원에 가니 거친오름으로 향하는 길이 있고 매표소에서 구매를 하란다.

카드를 내밀 고나니 장애인이나 경로분이 계시냐고.. 혼자인데 경로라고 하니 패스... 1000원 벌었다.

 

거친오름은 거칠어서 힘이 들 거라고 하는데, 찾기가 거칠었을 뿐

오르막도 내리막도 이미 걷기 쉽도록 만들어 놓았기에 조금도 거칠지 않았다는...

숫모르편백길과 이어지는 길이어서 낯이 익기도 하고 길이 데크와 야자매트, 그리고 흙으로 된 오솔길도 걷기 어렵지 않도록 정비해 두었기 때문에 걷는 내내 명품숲을 감상할 수 있었다.

2킬로미터의 숲길에 초록이 내뿜는 맑은 숨을 마음껏 들이킬 수 있었고, 하얗게 피어난 들꽃의 향긋함도 폐부 깊숙한 곳까지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었다.

 

초록초록한 잎, 나무와 풀, 꽃과 잎, 하늘과 바람과 나와 함께 걷는 나의 발,

이 모든 걸 내게 더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

이 아름다운 곳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문득 욕심으로 다가온다.

 

큰지그리오름과 거친오름,

명품숲길의 아름다움이 내 마음속까지 푸르게 만들고 말았으니...

어쩌란 말이냐.

이미 오월인데...